[신동빈 영장 후폭풍 ①] “상징성” vs “실리 없다”…커지는 구속수사 논란

-검찰 “구속 사유 충분” vs. 재계 “구속 실익 클 지 의문”

-“결국 피의자만 계속 고통” 영장 제도 자체에 대한 비판도

[헤럴드경제=양대근ㆍ고도예 기자] 검찰이 엿새동안 장고 끝에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그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경제적 실익보다 법적인 원칙에 무게를 뒀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검찰이 부실수사 논란을 돌파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게 아니냐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27일 법조계와 재계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놓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불구속 재판이 정착된 상황에서 신 회장의 구속 실익이 과연 얼마나 클지 의문이라는 논지다. 

[사진=헤럴드경제DB]

한 원로 법조인은 “구속사유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어야 하는데 (신 회장은) 그런 측면에서 보면 과연 구속 필요성이 얼마나 높을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속 여부보다는 재판에서 어떤 증거들이 새로 나오는지 형이 어떻게 떨어질까 등이 실제로 중요한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구속 여부에만 더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법원의 불구속재판 원칙은 지난 2005년 이용훈 전 대법원장 취임 이후부터 본격화했다. 이어 2008년 구속영장이 청구된 모든 피의자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된 것과 맞물리면서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과 법원의 공판중심주의 토대를 마련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검찰 측에서는 불구속 수사 증가로 인해 주요 사건의 실체적 진실 발견과 공소 유지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여론과 성과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구속할 사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구속영장을 무리하게 청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주요 부정부패 수사에서 검찰의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수사 흐름이 끊기는 등 크고 작은 부작용이 나온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 수사에서 법원이 지난 24일 핵심인물인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에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최대한 신속하게 보완 수사를 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겠다”고 강조하면서 강 전 행장이 단순한 경영비리를 넘어 지속적인 사익 추구형 부패사범이란 점을 부각시킨 바 있다.

롯데 수사에서는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의 영장이 기각됐고 그밖에 박준영ㆍ박선숙ㆍ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의 구속영장도 연달아 기각되면서 검찰이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구속돼 물러나게 되면 현재 신 회장과 일본 롯데홀딩스 공동대표를 맡은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의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돼 경영권이 넘어갈 수 있고, 현재 롯데가 추진하고 있는 인수ㆍ합병(M&A) 등이 중단되면서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반면 검찰 측은 신 회장과 관련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충분히 소명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일가가 일본에 연고를 둔 상황에서 과거 대선 자금 수사에서 사법처리될 처지에 놓이자 출국하는 사례가 있었던 만큼 도주와 증거 인멸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제도 자체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된다. 검사장 출신의 박영관 변호사는 “현재 영장제도는 유ㆍ무죄를 따지는 것처럼 운영되고 있는데 이를 두고 ‘영장 재판’이라든지 사실상 4심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영장 제도가 강화하면서 보석 제도나 구속적부심사 제도가 상대적으로 약해졌는데 결국 피의자들만 영장 청구와 재청구 속에서 계속 고통받는 구조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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