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경고장 날린 美…中의 답장은?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이 사상 최초로 중국 기업 제재에 나섰다. 미국이 들고 있던 경고 카드를 실제 내밀면서 대북제재에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 재무부는 26일(현지시간) 중국 기업 단둥훙샹실업발전과 최대주주 마샤오훙 등 중국인 4명을 북한 핵 및 미사일 개발 지원에 연루된 혐의로 제재 리스트에 공식 등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훙샹그룹과 이들 4명이 미국내 보유 중인 자산은 동결되며 훙샹과 관계회사 소유의 중국 시중은행 계좌 25개에 예치된 자금 압류를 신청했다.

미국 정부가 북한의 핵ㆍ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해 중국인 및 중국기업을 제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5차 핵실험 등 날로 고도화되는 북한 핵능력을 막귀 위해 강도 높은 제재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이번 미국의 조치가 대북제재 실효성을 쥔 중국의 동참을 끌어내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면서 “북한과 거래 위험성을 부각시킴으로써 중국뿐 아니라 제3국 개인 및 단체들의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위한 국제사회의 의지를 강화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우리 정부가 주목한 부분은 이번 훙샹그룹 제재가 ‘세컨더리 보이콧’의 성격을 일부 담고 있다는 것이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북한과 거래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북제재 수위를 한 차원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비슷한 형태의 제재가 확대되면 북한과 거래를 하는 중국 등 제3국 기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북한은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된다.

다만 이번 제재가 미국과 중국의 공조나 의기투합으로까지 해석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으며 안보리에서 논의되는 새 대북제재 결의안 역시 낙관하기는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일단 미국은 훙샹그룹 제재의 근거를 매우 소상히 밝힐 만큼 확실한 증거를 확보했다. 미국이 밝힌 혐의는 결의 2270호를 통해 제재 대상인 조선광선은행을 통한 위장거래와 돈세탁 모의 등으로, 연방수사국(FBI)도 제재 준비 과정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9일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안보분야 연기기관 C4ADS는 공동연구 결과 훙샹그룹은 북한의 WMD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 정부로서는 미국의 제재를 반대한 명분이 사라진 셈이다.

이는 반대로 그만큼 정확한 증거가 있어야 중국의 공조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27일 오전 세종프레스포럼에서 “중국 정부는 대북제재에 일종의 레드라인이 있다”며 ‘북한 붕괴’, ‘민생 영향’ 등이 레드라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중국은 결의 2270호 수준의 제재에는 동참하겠지만 한국과 미국이 바라는 정도의 제재는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중국의 상당수 기업들이 북한에 대한 투자가 이뤄진 상황에서 자국 기업들에게 피해를 줄 강력한 대북제재 추진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히려 중국은 그간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에 최대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입장인 만큼, 한국과 미국이 다시 ‘중국 책임론’을 갖고 압박을 하면 공조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가하면 북중 문제 전문 사이트 시노NK닷컴 편집자인 애덤 카스카트 박사는 자유아시아방송(RFA)와 인터뷰에서 이번 미국의 훙샹그룹 제재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패척결의 맥락에서 봐야 한다며 훙샹그룹을 대신해 북한과 밀거래를 할 중국 기업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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