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D-1]경제 영향은? 부작용 극복하고 정착하면 한국경제에 ‘보약’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부패로 인한 경제성장은 없다. 청렴도가 높을수록 경제가 탄탄해지고 1인당 소득도 늘어난다.’

부패와 경제성장의 관계를 꾸준히 연구해온 경제학자들과 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 전문가들이 내린 한결같은 결론이다. 부정부패나 정격유착을 통해 일시적으로 경제가 활기를 띠고 특정 기업이 호황을 누릴 수는 있지만 이로 인해서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ㆍ성장한다는 것은 그릇된 인식이라는 얘기다. 오히려 자원배분의 왜곡을 가져오고 비효율성을 높여 경제에 독(毒)이 된다.

한정된 자원을 국가적 개발의 목표에 맞춰 배분해야 하는 저개발국의 경우 부패를 옹호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 과정에서의 부정부패와 정격유착은 국가개발을 위해 불가피하며, 오히려 개발과 경제성장을 촉진시키는 기능을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그릇된 인식이 오히려 경제성장은 물론 사회개발과 발전을 저해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계은행도 저개발국을 지원할 때 자금의 투명한 배정과 집행을 주요한 심사항목으로 정하는 등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경제영향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낙관적이다. 일시적ㆍ부분적으로 타격을 받는 업종이나 부문이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이 법이 정착되면 한국경제에 ‘보약(補藥)’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법 시행 초기에 법규 해석에 대한 혼란 등으로 시장이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고,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보완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많다.

국제투명성기구(TI)의 발표를 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부패지수(CPI)는 100점 만점에 55점으로 조사대상 168개국 중 37위에 머물렀다. 세계 10위권을 넘나드는 한국의 경제ㆍ무역 규모에 비춰볼 때 한참 뒤지는 성적이다. 특히 경쟁국에 비하면 최하위다.


다른 나라들을 보면 덴마크가 91점으로 1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핀란드(90), 스웨덴(89점), 뉴질랜드(88점), 네덜란드ㆍ노르웨이(87점), 독일ㆍ영국(81점) 등 유럽 선진국들은 80점 이상이다. 한국보다 점수로는 30점 이상 높다. 한국의 청렴도는 싱가포르(85점), 일본ㆍ홍콩(75점), 대만(60점)에도 한참 뒤지며 경제적 위상이 낮은 칠레ㆍUAE(70점), 폴란드(62점)에도 미치지 못한다.

때문에 청렴도와 투명성은 한국이 선진국 진입에 필수적인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확충하는 핵심요소로 지적돼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12년 한국의 청렴도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까지 높일 경우 명목 경제성장률을 0.65%포인트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공공투자 정책결정의 왜곡을 없애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임으로써 전체 경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경제 성장률이 2%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패척결로 3%대 성장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일시적인 충격을 딛고 더욱 탄탄한 경제구조를 만드는 것은 국민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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