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토부ㆍ공항 ‘새떼’ 방치 속 항공사고 매일 1건…엔진이상 회항까지 ‘총체적 난국’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국토교통부와 각 공항에 ‘항공기 조류충돌(버드스트라이크) 예방’ 책임이 주어진 가운데, 지난해 거의 매일 관련 사고가 발생(총 287건) 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발생한 버드스트라이크 사고 건수는 1000건을 넘어섰다. “버드스트라이크는 항공기 안전운항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관리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용기 새누리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항공기 버드스트라이크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올해 7월까지 발생한 버드스트라이크 사고는 총 1036건에 달했다. 2011년 92건에 불과했던 버드스트라이크 사고 발생 건수는 2012년 160건, 2013년 136건, 2014년 234건으로 급격히 증가하다가 지난해 287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올해 상반기(7월)까지 발생한 버드스트라이크 사고가 127건임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지난해 수준의 사고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사별로는 운항 노선이 가장 많은 대한항공에서 버드스트라이크 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났다(414건, 40%). 아시아나항공(368건, 35.5%), 에어부산(101건, 9.7%), 제주에어(64건, 6.2%), 이스타항공(41건, 4.0%), 진에어(24건, 2.3%), 티웨이항공(10건, 1.0%), 에어인천(1건, 0.1%)이 그 뒤를 이었다. 기타 외국 항공사에서는 13건(1.2%)의 버드스트라이크 사고가 발생했다.

문제는 새떼가 항공기 엔진에 직접 충돌, 대형 인명사고를 부를뻔한 사례도 많았다는 점이다. 사고 종류별로는 엔진에서 발생한 버드스트라이크 사고가 286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날개충돌(188건), 레이돔충돌(위성 수신 초정밀 부품ㆍ141건), 조종석 전면유리충돌(124건) 순이었다. 항공기 엔진에 조류가 빨려들어 갈 경우 엔진이 타버리거나 정지될 수 있다.

실제 지난 2007년 러시아에서는 화물기 추락사고로 승무원 7명이 사망했다. 1995년 미군 조기경보통제기 추락사고 때는 승무원 24명이 사망했다. 두 사고 모두 이륙 직후 조류가 엔진에 빨려 들어간 것이 원인이었다. 올해 1월 9일에는 김포공항에서 이륙한 제주행 진에어 항공기 엔진에 조류가 빨려 들어가면서 다시 김포공항으로 긴급 회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편, 최근 6년간 발생한 1036건의 버드스트라이크 사고 중 공항구역 내에서 발생한 사고는 279건에 달했다. 공항구역이란 충돌발생 장소 및 고도가 명확하며, 이륙 시 고도(약 152m)와 착륙 시 고도(약 61m) 이내를 의미한다. 이 중 김포공항에서 발생한 버드스트라이크 사고가 62건으로 가장 많았고, 제주공항과 김해공항, 인천공항에서는 각각 61건, 41건, 38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조류 및 야생동물 충돌위험감소에 관한 기준에 따르면 국토부와 각 공항에는 조류충돌 예방위원회 구성ㆍ조류충돌 보고서 취합 및 국제기구(ICAO) 송부ㆍ조류퇴치 전담 인원 확보 의무가 있다”며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버드스트라이크 예방 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