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이상 고학력 한국여성, 10명중 4명은‘집안일’

고용률 OECD 평균보다 16%P낮아

佛 등 유럽국가와는 무려 20%P차

결혼·자녀양육등 문제로 사직서

여성 경력단절 사회적비용 年15조

여가부 경단녀 재취업 지원 확대

출산율 제고·국가경쟁력 강화 기대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연구개발(R&D) 부서에서 근무하던 A(35) 씨는 최근 직장을 그만뒀다.

잦은 야근으로 최근에 출산한 쌍둥이 얼굴을 자주 볼 수 없어 결국 결단(?)을 내린 것이다. 시험관 시술로 결혼 5년만에 겨우 얻은 소중한 아이들인데 아이들 커 가는 것도 못보고 살 수는 없다는 게 A 씨의 결론이었다.

여기에 A 씨가 조금이라도 피곤한 기색을 보이거나 회식에 빠지려고 하면 분위기가 냉랭해지는 회사 팀 분위기 역시 사실 불편하기도 했었다.

여성인력이 국가경쟁력이라며 말로만 그칠 뿐, 우리 사회의 대졸이상 고학력 여성 중 10명 중 4명은 육아나 탁아 문제로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잃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헤럴드경제DB]

A 씨는 “여성 공학도로서 회사에서 관련 직무를 수행하면서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사실 인정도 받았다”며 “지금까지 배우고 익힌게 아깝더라도 일보다 아이들을 택하기로 했다”고 했다.

A 씨처럼 우리나라에서 결혼이나 임신ㆍ출산, 자녀양육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는 경력단절 여성은 2015년 말 현재 총 205만3000명이다. 지난해 기혼여성이 942만명임을 고려하면, 기혼 여성의 21.7%가 경력단절을 경험하는 셈이다.

연령별로 보면, 경력단절 여성 중 A 씨와 같은 30대(53.1%)가 절반 이상으로 가장 많았다. 40대(30%), 20대 이하(8.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입사 후 일에 익숙해져 경력을 쌓아야 할 시기에 결혼이나 자녀 등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다.

특히 대졸 이상 고학력 여성인재들의 직장 이탈률이 심각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대졸 여성 고용률(2013년 말 현재)은 62.3%로, OECD 평균인 78.6%보다 16.3%포인트나 낮았다. 프랑스(81.9%)나 스위스(83.8%) 등 유럽 국가와는 20%포인트 가량 차이가 났으며, 미국(75.7%)이나 캐나다(79.2%)보다도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이처럼 고학력 여성인재들이 결혼과 자녀양육 등의 문제로 직장에서 나오면서 국가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여성들의 경력단절은 수조원 단위의 사회적 손실을 야기한다는 점이 최근 연구 결과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여성의 경력단절로 인한 잠재소득 손실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4.9%로 추정했다. 


여성정책연구원 역시 여성의 경력단절로 인한 사회적 비용으로 연 15조원을 쓰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소관부처인 여성가족부는 지난 2009년부터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를 마련, 경단 여성의 재취업을 돕고 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프랑스나 스위스 등 유럽 선진국들을 보면 여성고용률이 높은 국가가 출산률이나 GDP도 높다”며 “경단여성의 재취업을 돕는 것이 출산율 제고나 국가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신소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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