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현 정권은 4불(不) 정권…국민권력시대로 바꿔야”

[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27일 현 정권을 비판하는 동시에 국정 운영 비전을 제시해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박근혜 정권을 ‘불평등의 불(不), 불공정의 불, 불안의 불, 불통의 불’로 요약되는 ‘4불(不)’ 정권으로 규정했다.

박 시장은 “모든 권력이 청와대에 집중되면서 주요 국정과제가 대통령 한 사람에 의해 좌우된다”며 “합리적 토론과 국민과의 소통 없이 모든 주요 국정과제가 결정되면서 민주주의는 후퇴했고, 청와대 참모들과 장관들은 대통령 눈치만 살피는 조직이 됐다”고 질타했다.


박 시장은 “국가와 시장 주도 성장의 그늘은 우리 모두로 하여금 ‘각자도생’ 사회를 만들었다”며 “세월호 참사, 메르스, 최근 경주의 지진 때도 가만있으라고만 했다. 국가에 의무를 다하는 국민들의 마음에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25일 경찰의 물대포를 맞아 중태에 빠진 뒤 사망한 고(故) 백남기씨에 대해선 “국가는 진상 규명과 사과조차 하지 않은 채 무책임한 태로도 일관하고 있다”며 “지금의 국가는 국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 ‘위에’ 있다. ‘의무’만 강조하고, ‘권리’는 짓밟히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국민권력시대’, ‘국가는 국민’으로 집약된 자신의 정치적 비전을 밝히는 데 주력했다. 서울 시정의 범위를 넘어선 국가 운영 철학을 제시한 것이다.

그는 먼저 비정규직 정규화, 청년수당, 생활임금제 등 서울시가 추진한 주요 정책들을 언급하고서 “지난 5년 서울혁신은 서울의 주권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과정이었다”며 “‘불’은 발로 끄지 머리로 끌 수 없다. 소통과 현장, 협치로 국민권력시대를 열어가자. 국가는 국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내놓았다. 박 시장은 “4ㆍ13 총선의 메시지를 잊지 말고 여야는 하루속이 국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며 “민맹의 정치로는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야당에 대해선 “여당의 실패가 야당의 승리라는 이분법적 사고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며 “경제도 안보도 야당이 더 잘할 수 있다는 능력과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큰 목소리나 요란한 슬로건이 아니라, 현장에서 소통을 통해 실제 일을 해내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 대북정책을 놓고선 보다 적극적인 긴장 완화 정책으로 선회할 것을 주장했다. 박 시장은 “북한은 핵무기로 무장하는 길로 가고, 우리는 힘으로 굴복시키려 하는 강 대 강의 대치국면 속에서는 남북한 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킬 수 없다”며 “평화가 민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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