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빨간 사춘기①] “멜론 1위, 실감 안나… 꿈? 월드컵경기장 콘서트 (부끄)”(인터뷰)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실감이 안나요. 대표님한테 맨날 1위 할 거라고 호언장담했었는데 막상 1위를 하니까 너무 신기하고 믿어지지가 않네요.”

지난 26일 볼빨간 사춘기 ‘우주를 줄게’는 멜론차트 1위를 탈환했다. 27일 오전 8시 기준 멜론과 지니 차트에서 역시 1위에 올랐다.

“사실 말만 1위 할 거라고 했지 상상도 못했어요. 1년 반 동안 고생한 게 빛을 발했나 봐요. 운도 따라준 거 같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27일 오후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여성 듀오 인디 그룹 볼 빨간 사춘기(안지영(21), 우지윤(21))를 만났다.

[사진=쇼파르 뮤직 제공]

볼빨간 사춘기는 2014년 Mnet ‘슈퍼스타 K6’에서 ‘경북 영주 시골 밴드’로 불리는 4인조 밴드로 처음 세상에 나왔다. 당시 톱텐(Top 10)을 앞두고 아쉽게 탈락했지만, 곧 그 중 안지영과 우지윤은 현 소속사 쇼파르 뮤직과 전격 계약을 맺었다. 그 뒤 올해 4월 정식 데뷔해 지난달 29일 ‘레드 플레닛(Red Planet)’을 발매, 타이틀곡 ‘우주를 줄게’로 음원차트에 등판했다.

대형 기획사 소속도, 요란한 홍보도 없었지만 “노래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우주를 줄게’는 10위권에 진입, 1위에 오르면서 ‘역주행의 아이콘’이라는 칭호도 거머쥐게 됐다. 데뷔한 지 채 1년도 안 돼 멜론 1위를 탈환, 음악방송에도 출연했다.

[사진=쇼파르 뮤직 제공]

순위는 “실감이 안 난다”지만, “길거리에서 우리 노래가 나오는 걸 들으면” 조금씩 실감이 난다. “꿈을 꾸는 것 같다”고 했다.

우선 이름의 의미를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사춘기’는 솔직한 느낌을, ‘볼빨간’은 귀여운 이미지여서 붙였어요.” 사실 영주에서 섰던 무대에 오르기 위해 급하게 지은 이름이었지만, “지금은 팀 명이 너무나 맘에 든다”고 웃어 보였다.

그룹 이름만큼이나 톡톡 튀는 소녀들이었다. 절친한 고등학교 친구이기도 한 두 사람. 인터뷰 내내 티격태격하는 ‘투샷’(Two-Shot)이 너무도 잘 어울렸다. “거의 맨날 붙어다니죠. 속상한 일 있으면 같이 부둥켜 울고. 서로 이젠 말 안 해도 다 알아요. (웃음)” 이 둘이 경북 영주에서 처음 서울에 올라와 의지한 상대도, 소속사에 들어와 1년 반 동안 데뷔 준비를 하면서 음악적 동지가 된 것도 서로였다.

[사진=쇼파르 뮤직 제공]

“특히 무대 위에서 의지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저는 무대 위에서 가사를 틀리거나 하면 (우)지윤이를 쳐다봐요. ‘나 어떻게’하고요. 소속사에 들어와서 1주에 1곡식 내라는 미션을 받았는데 잠도 못 자고 곡 쓰고 그럴 때 꾹꾹 참다가 한 번에 쏟아냈어요. 그때마다 같이 울었죠.” (안지영)

순수한 웃음을 지어 보이는 둘과 ‘우주를 줄게’는 많이 닮아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우주를 보여주고 싶은 소녀의 마음. “순수한 소녀 감성”을 담고 싶었다고 했다. 자신들의 음악을 한마디로 “소녀스러운 사춘기 감성”이라고 설명했다. “사춘기는 솔직하고 순수해서 겪는 거라고 생각해요. 누구나 사춘기가 있었을 텐데 사람들이 저희 노래를 듣고 그런 사춘기 감성을 되찾았으면 좋겠어요.” 결과는 성공인듯했다.

가장 하고 싶은 것 두 가지는 “‘무한도전’ 출연”과 “여름휴가”라고 했다.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광희씨랑 같이 팀으로 무대에 서고 싶어요. 재밌을 것 같아요. 그리고 여름휴가를 못 가서 저희가 한 번도 해외여행을 못 갔거든요. 이번 겨울에라도 꼭 가고 싶어요.”

당장 11월에는 이미 꿈 하나를 이뤘다. 볼빨간 사춘기는 11월 20일 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에서 단독콘서트를 연다. 단 몇 분만에 전석 매진됐다. “사실 저희도 티켓팅해보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 매진되더라고요. 콘서트에서는 지금까지 저희가 보여주지 않은 모습들을 보여드리려고요. 많이 기대해 주세요.”

[사진=쇼파르 뮤직 제공]

소박한 꿈을 묻자, 되로 답이 돌아왔다. “잠실 실내체육관에 서고 싶어요.” 옆에 있던 매니저가 코웃음을 쳤다. 지영은 발끈해 “꿈이니까”라고 덧붙였다. 이에 지윤은 “저는 월드컵 경기장이요.” 매니저는 “빅뱅인 줄 알아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들 한 번씩 꿈꾸던 사춘기 때만의 순수한 꿈이자 자신 있게 꿈을 말할 수 있는 나이, 스물하나였다.

“저희는 계속 사춘기였으면 좋겠어요. 언젠가 순수함을 잃을 수도 있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음악을 계속 해나가고 싶어요. 사람들이 그냥 저희 노래에 공감해주고 위로를 받는 거, 그거 하나면 돼요. 사춘기가 끝나면요? ‘오춘기’가 오지 않을까요? (웃음)”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