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이 알면 혁명 일어날 정도라는 우리 국회 실상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6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기업인 대상 특강에서 국회 비판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국회의원들은 특권과 권위의식으로 꽉 차 있으며 국회 개혁에는 극히 미온적이라는 게 이 대표 발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직무 수행에 필요한 소양이 절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이런 국회의 실상을 국민들은 10%도 모르고 있으며 만약 알게 된다면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도 했다. 현직 국회의원이자 여당 대표가 한 말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놀랍고 충격적이다.

이 대표가 적시한 사례를 보면 국회가 과연 민의를 대표하는 기구인지, 권력만 누리려는 특권집단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이 대표는 아예 국회의원을 “국민이 준 권리를 벗어난 특권을 가진 기득권 세력”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탈(脫) 기득권화 시도에 대해선 노골적으로 견제를 하고 있다는 내부 실상도 적나라하게 설명했다. 사정이 이러니 국회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는 개혁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치권 밖 중립인사로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이 대표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국회의원 자질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 함께 든 예는 듣기만 해도 부끄러워 고개를 들기 어려울 정도다. 수백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심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곳은 국회 뿐이다. 그런데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서류를 제대로 읽는 의원이 거의 없다고 털어놓았다. 예산서를 가져가도 내용을 몰라 질문도 못하고, 그게 가능한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3~4명에 불과할 정도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예산심의는 맹탕이었고, 지역구 몫 챙기는 과정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것 말고도 국정감사 증인채택의 이면 등 국회의 맨얼굴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이런 이 대표의 국회비판 발언들은 물론 개인적인 소회이며, 결코 공식적일 수 없는 것들이다. 더욱이 이 대표의 지적과 달리 많은 국회의원들이 충실한 상임위 활동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 하지만 본인의 표현처럼 “30년간 국회의원을 뒷바라지 한 사람의 이야기”인 만큼 전혀 터무니없는 소리라 할 수는 없다. 게다가 현직 여당 대표 아닌가. 적어도 우리 국회가 안고 있는 치부와 고쳐져야 할 관행의 일부인 것은 분명하다. 이 대표 표현 가운데 다소 과한 대목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그의 작심 발언이 국민의 눈높이는 맞출 수 있는 국회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에는 하나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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