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급증하는 에이즈 환자, 전문병원 지정 관리 시급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에이즈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국회 보건복지위의 자료는 충격적이다. 2000∼2015년에 전세계의 에이즈 연간 신규 환자 수는 35%나 감소했으나 한국은 거꾸로 4.65배로 증가했다. 한국의 연간 신규 에이즈 환자 수는 2000년 219명에서 2015년에는 1018명이 됐다. 벌써 3년째 매년 1000명 이상씩 늘고 있다. 그 결과 누적 생존인도 512명에서 1만502명으로 20배가 됐다. 원인으로 동성애와 문란한 성생활이 거론된다.

2000년 이후 확실한 치료제들이 개발되면서 이제 에이즈는 ‘불치병’에서 약만 잘 먹으면 고혈압, 당뇨병처럼 얼마든지 관리가 가능한 병이 됐다. 한 번에 열 너댓개씩 먹어야했던 약도 이젠 한 알로 충분할만큼 기술도 좋아졌다. 이로인해 에이즈 환자의 수명도 길어졌고 노인 요양 관리까지 필요해지고 있다. 당연히 총 환자수는 당분간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에이즈 환자에게는 치료비, 입원비 전액에 간병비까지 모두 지원된다. 에이즈 감염자의 평생 치료비용은 개인당 4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연간 조단위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얘기다.

우선은 급증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에이즈 진료비 지원 예산(26억원)의 증액이 필수적이다. 에이즈 진료 지원금은 5년 넘게 제자리 걸음이다. 지난해엔 부족예산이 20억원을 넘어 필요한 돈의 절반밖에 충족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실제 생존자 수는 1만502명이지만 요양기관에서 치료 받은 환자 수는 9773명으로 729명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신분노출을 꺼리기 때문에 건강보험을 통해 진료받은 환자수는 이 보다도 적다.

보다 중요한 것은 시설과 인력이 갖춰진 국공립병원을 지정해 에이즈 환자들이 보다 손쉽게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부에선 전문 병원 지정이 에이즈 환자들의 병원 선택권을 제한하는 인권침해적 요소를 우려해 반대한다.

하지만 많은 병원들이 치료를 거부해 에이즈 환자들은 각종 수술은 물론 치과 스케일링 조차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입원 치료는 더욱 어렵다. 그 이유를 유추하기는 어렵지 않다. 에이즈의 감염 경로에대한 잘못된 인식이 일반인들에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들이야 모를리 없겠지만 병원 경영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해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치료를 거부하는게 분명하다. 현실에 맞는 대책이 절실하다. 다른 나라에선 정복되고 있는 병이 우리나라에서만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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