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김정구·김규동의 두만강 푸른물

‘가고 있을까. 나의 작은 배. 두만강에/ 반백년 비바람에 너 홀로/ 백두산 줄기 그 강가에 한줌 흙이 된 작은 배.’

시인 문곡(文谷) 김규동(1925~2011년)은 마음의 배를 그곳에 띄워 ‘두만강에 두고 온 작은 배’라는 시를 통해 뜨거운 향수를 노래한다.

가수 김정구(1916~1998년)가 눈물로 부른 두만강엔 지금 중국 관광업체가 한국인 등 관광객을 태우고 유람선 사업을 한다. 이곳 인기곡은 단연 ‘눈물 젖은 두만강’이다.


두만강을 그리워 한 김정구와 김규동은 각각 9월 25, 28일 작고했다. 시인 정호승은 김규동의 시에 “남으로 떠난 주인을 기다리다가 이제는 한 줌 흙이 된 기다림의 배. 그 배를 그리워하는 이는 이제 노시인 한 사람 뿐이 아니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 그 배를 타고 두만강을 노 저어 갈 날 있으리”라고 답한다.

‘보고싶다’는 스승 김기림의 전갈에, 두만강이 멀지 않은 함경북도 경성에서 1천500리 길을 달려 서울로 왔다가 38선이 가로막히는 바람에 남쪽에 남게 된 김규동은 남북통일 염원을 국민에게 심는데 평생을 바쳤다. 선친의 유업을 이어 아들 김현 변호사(법무법인 세창 대표, 한국변협 변호사연수원장)도 가욋일로 국군포로 송환에 매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일보 등에서 언론인 생활도 했던 김규동의 5주기 행사가 29일 오후6시 한국작가회의와 유족 주관으로 프레스센터 20층에서 진행된다. 이날 고은, 백기완, 김병익, 김종길, 마종기, 백낙청, 염무웅 등 저명 문인 28인이 ‘죽여주옵소서’라는 제목의 추모문집을 헌정한다.

통일 염원에는 좌우와 노소가 없다. 앞서 간 선현들에게 ‘죽여달라’는 참회를 하지 않도록, 진보와 보수 모두 자신들을 돌아볼 일이다.

함영훈 선임기자/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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