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김영란법 클린정리] ⑦ 결혼 약속했다면…언제든 명품백은 프리패스?

-연인 공직자에게 선물…직무 연관성 없다면 허용

-그렇지만 연인 인정 기준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

-모든 상황 선물 가능하진 않아…가급적 신중해야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 공무원 A 씨는 지난 주말 여자 친구인 기자 B 씨가 아이처럼 좋아하던 모습을 떠올리면 없던 힘도 솟아난다. 그 날은 A 씨가 큰맘 먹고 산 120만원짜리 명품백을 전한 날로, B 씨는 “결혼을 앞두고 이런 선물을 받을지 몰랐다”고 기뻐했다. 하지만 동료 C 씨에게 자랑삼아 이 사실을 말한 순간부터 뿌듯함은 불안함으로 변했다. C 씨는 “B 씨가 올초부터 우리 부서 기사를 3~4번 쓰지 않았느냐”며 “앞뒤 자르면 명품백은 기사를 써준 답례로 보일 수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A 씨는 B 씨가 우리 출입처도 아니며 결혼도 약속한 사이니 상관없다고 했지만 심정은 복잡해졌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연인 간 선물 목적만으로 명품백을 전했다면 김영란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A 씨 편을 들었다. 김영란법(8조 3항 8호)은 공직자 두 사람이 연인이며 목적이 순수 선물로 국한된다면 금품이 오간다 해도 사회상규로 인정한다.


반대도 똑같다. 먼저 명품백을 선물받은 B 씨가 이후 불가피하게 A 씨 부서 기사를 써야하는 상황에도 부정없이 업무에만 집중한다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서울시 감사담당관은 “가급적 신중히 임하는 게 좋겠지만 선물에 따른 부정 기미가 이어지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단순 연인 선물로 간주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연인’ 기준에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기사를 대가로 명품백이 오가는 분명한 현장을 적발해도 당사자들이 서로 사실 연인관계로 선물을 주고받고 있었다며 우길 수 있기 때문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경찰과 권익위 등이 주변 지인을 비롯한 사실 조사에 돌입하기에 악용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라며 “비슷한 사례와 판례가 쌓일수록 여지는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조사 결과 연인이란 정황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김영란법(8조 1항 등)에 따라 직무 관련성 등 위반으로 분류, 두 사람은 모두 3년 이하 징역 혹은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한편 연인이라 해도 공직자인 이상 모든 상황에서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B 씨가 A 씨 부서 취재를 하는 과정에 A 씨가 명품백을 전한다면 해당 상황은 사회상규가 아닌 금품수수로 취급한다. 의도가 어쨌던 직무에 명백히 영향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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