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국회’에 반기문 ‘울상’ 유승민 ‘불편’ 남경필 ‘느긋’

潘, 김재수 해임안 여야 대치에 지지율 고전
劉, 당기류에 불편한 기색 “국감수행 결단을”
南, 직접적 책임 적어…협치 강조하며 부각
야권 文·安은 침묵하며 사태 예의주시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은 울었고,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느긋하게 휴식기를 맞이했다. 옆에 선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난감한 표정이다.

지난 24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처리로 촉발된 ‘냉동국회’를 바라보는 여권 잠룡의 기상도다. 반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정부ㆍ여당 불협화음의 반사이익을 즐기면서도 경색 정국 장기화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28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반 총장의 지지율은 지난 19일 25.4%에서 20일 24.2%, 21일 22.2%로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24.1%로 잠시 반등했지만 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국면이 조성된 주말을 거치며 다시 23.7%(26일 발표)로 주저앉았다.

반 총장이 사실상 새누리당의 대선후보, 특히 친박(親박근혜)계가 인정한 적자(適者)로 인식되는 가운데, 국회 파행의 공동책임자로 지목된 셈이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단식농성과 ‘반쪽 국정감사’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반 총장의 지지율은 향후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 새누리당의 다른 잠룡들도 처지가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강경파를 중심으로 당이 강력한 단일대오를 형성한 가운데, 과거 주장해왔던 혁신론과 배치되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 김 전 대표는 전날(27일) ‘국감 복귀’를 선언한 김영우 국방위원장을 만류하는 과정에서 ‘감금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유 의원 역시 정세균 국회의장의 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강행에 문제가 있었다는 데에는 동의하면서도, 당의 기류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가 국감을 바로 수행하는 결단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당과 일정부분 거리를 둔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원외잠룡들은 느긋한 모양새다. 국감 파행 사태에 직접적으로 얽힐 만 한 지점도 없을뿐더러, 그동안 ‘불협화음’으로 비쳐왔던 일부 개혁안들이 오히려 부각 받을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남 지사는 이번 사태에 대해 서도 경기도가 시행 중인 ‘협치’를 강조하며 “각 당 지도자들이 당리당략을 떠나 협치의 정신으로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안희정 충청남도지사 등도 비슷한 기류다.

다만, 야권의 유력주자인 문 전 대표는 여야 대치가 장기화하지는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국민의 피로도가 더 올라가면 오히려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문 전 대표는 최근 고(故) 백남기 농민에 대한 애도와 대책 마련 등에 집중하며 국감 파행 사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문 전 대표의 정치력 발휘를 기대하는 시선도 감지된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는 여야의 대치국면에서도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안 전 대표는 “정치인의 열정에는 책임의식과 균형감각이 뒤따라야 한다”며 새누리당의 국감 복귀를 주문했지만, 주목할만한 협상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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