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이사 선임 1달 앞… 부쩍 늘어난 이재용 대외행보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 선임 한달을 앞두고 대외 행보가 부쩍 늘어났다. 삼성전자 측도 ‘이재용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사태로 ‘조기 등판’이 결정된 이 부회장의 행보에 귀추가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의 대외 행보가 부쩍 늘어난 것은 지난 12일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선임키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삼성전자가 공시한 이후다. 이 부회장은 사흘 뒤인 지난 15일에는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났다. 추석 연휴 기간 중이었다. 

[사진=27일 오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삼성딜라이트 매장을 방문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운데)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으로부터 갤럭시 노트7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삼성그룹 제공]

등기이사 선임 사실을 공식화한 뒤 첫 대외 행보 목적지를 인도로 잡은 것은 인도 시장의 중요성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와 남부 첸나이에 스마트폰과 가전 공장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로르에는 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인도 현지에 삼성전자가 고용하고 있는 인원은 모두 4만명을 훌쩍 넘는다.

애플 팀쿡 회장이 인도시장 공략을 본격화 하고 있는 것도 이 부회장이 첫 대외 행보 목적지를 인도로 잡은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도 휴대폰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수성(守城)’ 차원에서 인도 방어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지난 21일오전 7시께에는 이 부회장이 삼성 서초사옥으로 출근해 기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매주 수요일 삼성은 서초사옥에서 수요 사장단회의를 여는데 이 때문에 같은 시각 서초 사옥 1층에는 삼성 계열사 사장들로부터 ‘한마디’를 들으려는 20~30여명의 기자들이 상주하다시피 한다. 그런데 평소와는 달리 이 부회장이 취재진들이 모여있는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부회장이 사장단 회의 출근 때 취재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통상 이 부회장은 취재진을 피해 다른 시간대에 출근을 하거나 지하 주차장에서 바로 집무실로 향하는 방식으로 취재진을 피해왔는데, 유독 이날만 기자들이 모인 곳에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 부회장이 ‘갤럭시노트7’을 왼손에 쥔 채 출근한 것도 제품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강조키 위한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한국을 방문중인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이 부회장이 직접 안내를 했다. 뤼터 총리는 삼성 서초 사옥 내 삼성전자 딜라이트 홍보관을 둘러봤으며, 이 부회장은 뤼터 총리에게 갤럭시노트7 등 삼성전자의 주요 제품들에 대해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뤼터 총리는 이 부회장과 평소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월 15일 인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은 높다. 네덜란드 스마트폰과 TV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네덜란드에 물류법인과 판매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10월 27일 오전 10시 삼성 서초사옥 5층 다목적홀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임시주총에는 프린팅솔루션 사업부 분할 계획서 승인 안건도 상정된다.
 
hong@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