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사망] 경찰청, 사망 당일 ‘분향소 사전 차단’ 지시

- 장소 선점ㆍ불법행위자 현장검거 등 엄정 대응 지시
- 사망 당일에 지방경찰청에 업무연락 형태로 문서 하달…“논란 예상”

[헤럴드경제=원호연ㆍ구민정 기자] 경찰이 지난 25일 사망한 백남기 농민(70)에 대한 분향소 설치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내용의 공문을 전국 지방경찰청에 내린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표창원(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공개한 ‘백남기 농민 사망에 따른 지역별 분향소 설치 등 대비 철저 지시’라는 제목의 경찰청 업무연락 문서에 따르면, 경찰은 백남기 농민의 사망 당일 분향소가 설치되지 않도록 적극 대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사진> 경찰이 지난 25일 백남기 농민이 사망한 당일, 분향소 설치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내용의 공문을 전국 지방경찰청에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제공=표창원 의원실]

표 의원이 공개한 업무연락 문서엔 △관할 행정청, 관리자(소유주) 측에 관련 내용 사전 고지하여 시설관리권 차원의 대응(자체 인력 동원, 장소 선점)토록 조치 △도로 인도 등 공공부지는 관리주체가 사전제지토록 하되, 폭력 등 불법행위 발생 시 대비경력이 적극 개입, 불법행위자 현장검거 등 엄정 대응하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서는 백남기 농민이 사망한 지난 25일 당일 전국 지방경찰청 경비과장 앞으로 내려진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표 의원 측은 “경찰청이 관련 내용을 지방청에 하달하면서 공문 형태가 아닌 업무연락 형태를 취한 것은 공식적인 전자문서 시스템에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한 편법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표 의원은 “경찰이 시민들의 순수한 추모마저 불법으로 간주해 기획적으로 분향소 설치를 막으려 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는 고인과 가족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저버린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백남기농민국가폭력진상규명책임자 및 살인정권규탄투쟁본부(이하 ‘투쟁 본부’) 측은 “수단 방법 가리지말고 분향소 설치를 저지하라는 지침이 아닌가”라며 “경찰 당국은 분향소 저지 만행을 즉각 중단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