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에이핑크는 왜 쉽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일까?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에이핑크는 2011년 데뷔한 6년차 걸그룹이다. 첫선을 보일때만 해도 SES 등 1세대 걸그룹의 느낌이 조금 났지만, ‘노노노‘ ‘미스터 추’ ‘러브’ ‘리멤버’ 등을 거치면서 에이핑크만의 걸그룹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에이핑크의 전체 느낌을 상징하는 단어는 ‘청순돌’이다. 에이핑크의 영원, 순수, 청순 이미지는 걸그룹 시장에서 강한 팬덤을 형성하게 했다.

걸그룹 트렌드가 섹시 일변도로 가면서 그것으로 재미를 보고 있을 때에도 한번도 노출하지 않고 레이스가 달린 옷을 입어 샤방샤방함을 유지했다. 남들이 다 섹시니 뭐니 하면서 컨셉을 바꿔나갈 때에도 좌고우면 하지 않고 청순함을 지켜나가는 것은 음악성으로만 어필되지 않는 걸그룹 시장에서 위험부담이 있다.


오하영이 “섹시를 절대 안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아니다”고 했지만 에이핑크가 섹시를 컨셉으로 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만약 오하영과 손나은이 유닛 활동으로 기존 에이핑크 분위기를 바꿔나오는 도발을 감행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에이핑크라는 우산속에서 섹시 품목은 어울리지 않는다.

섹시나 여전사, 센 언니, 걸크러시 등 유행에 따라 그때그때 컨셉과 이미지를 바꿔나간 걸그룹은 오히려 정체성이 약화된 반면 오로지 청순함과 밝음으로만 승부한 에이핑크는 자신의 색채가 분명해지며 비슷비슷한 걸그룹 시장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게 됐다.

에이핑크가 여자친구나 트와이스, 러블리즈, 에이프릴 등 요즘 걸그룹 사이에서 가장 많이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또한 에이핑크는 청순함을 내세우는 많은 이들 후배 걸그룹과는 차별된, 6년차로서 노련한 청순돌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에이핑크의 정규 3집은 장르적 시도를 많이했다고 한다. 정은지는 “후크송의 느낌보다는 멜로디가 예쁜 음악, 성숙된 음악을 원했다. 음악 자체가 좋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작사에도 참여한 박초롱은 “앨범을 낼때마다 우리 색깔을 넣고 있다. 이번에도 변화와 성장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귀에 쏙쏙 박히는 음악보다는 좋은 음악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은 제작자가 들으면 싫어할 수도 있는 말이다. 하지만 이번 타이틀곡인 미디엄 템포의 알앤비 댄스곡 ‘내가 설렐 수 있게’는 실제로 그 말에 부합되는 노래다. 트렌드를 좇아 가볍게 갈 수도 있지만, 좋은 음악, 예쁜 음악, 따뜻한 음악 느낌이 나는 수준있는 노래다. 쉽지 않은 길을 가는 걸그룹 에이핑크를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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