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데자뷔? 헤매는 카카오

내비·TV 부문외 신규사업 부진
내수에 갇혀 새 성장판 못찾아

다음달 1일 합병 2주년을 맞는 카카오를 둘러싼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다음카카오’에서 ‘다음’을 버리고 카카오를 앞세워 모바일에 집중한 지난 2년의 신통치 않은 ‘성적표’ 때문이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진출한 신규 사업들이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주가는 지난 2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카카오톡 회원 수는 크게 늘어났지만 여전히 내수 시장이라는 한계를벗어나지 못해 안방 사업에 치중하다가 자멸한 싸이월드를 답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플랫폼에 기반하고 있는 카카오의 사업모델은 아직은 게임을 제외하고는 ‘대박’ 수익원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28일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카카오내비와 카카오TV 등 일부 서비스를 제외한 카카오 주요 서비스의 월간 이용자수는 하락추세다. 대표적인 서비스 카카오스토리의 월간이용자수는 올8월 현재 1421만명으로 2014년 이후 매년 200만명씩 이탈하고 있다. 라이벌인 밴드와 페이스북이 꾸준히 현상유지한 것과 대비된다.

카카오의 사업모델은 카카오톡이란 모바일플랫폼에 기반하지만 게임을 제외하면 별다른 수익원이 없다. 이에 정조준한 곳이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사업이다. 카카오가 내수시장에 갇힌 구조인만큼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의일환이다.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카카오택시는 자리를 잘 잡았지만 수익성은 전혀 없다. 지난 5월 대리운전(카카오 드라이버), 7월 미용실(카카오 헤어샵) 등 신규 서비스를 내놓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주차(카카오 파킹)와 가사도우미(카카오 홈클린) 서비스는 출시하기도 전에 논란이 불거졌다. 카카오가 새로운 시장을 발굴한 것이 아니라 대리운전기사, 미장원, 가사도우미 등 영세한 사업자를 상대로 수수료를 받는 사업모델에 주력한다는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신저는 안방에 머물면 확장성이 없다”며 “회원수와 콘텐츠를 막대하게 보유했지만 내수시장을 고수한채 신규동력을 찾지 못해 쇠락한 싸이월드를 닮아가는 행보”라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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