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유적 파괴한 극단주의자 징역 9년… ICC 반달리즘 처벌 첫 사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아프리카 말리 팀북투의 이슬람 성지를 파괴한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징역 9년형을 선고했다. ICC가 반달리즘(문화 유산 파괴)을 전범으로 보고 처벌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CC는 27일(현지시간) 팀북투 유적을 마구잡이로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흐마드 알 파키 알 마흐디에 대해 징역 9년형을 선고했다.

팀북투는 14~15세기 경 지어진 이슬람 사원과 성지 등 다수의 이슬람 유적지와 고대문서가 보존돼 있다. 유네스코는 팀북투의 모스크와 성지가 초기에 아프리카 이슬람 전파에 중요한 역할을 한 점 등을 이유로 1988년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선정했다.

[사진출처=유네스코 홈페이지]

알 마흐디는 말리의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 ‘안사르 딘’의 조직원으로 2012년 6월30일부터 7월11일까지 팀북투에 위치한 묘역 9곳과 시디 야히야 사원에 대한 공격을 수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알 마흐디는 이들 유적을 ‘우상숭배’라는 이유로 파괴했다.

재판을 맡은 라울 카노 판갈라간 판사는 “알 마흐디는 지시를 받아 주저없이 공격을 수행했다. 그는 무덤의 파괴에 헌정하는 설교를 작성했고, 개인적으로 건물 파괴 순서를 결정했다”라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알 마흐디가 선고받은 징역 9년형은 검찰이 구형한 징역 9~11년 범위 중 가장 가벼운 처벌이다. 판갈라간 판사는 알 마흐디가 유죄를 인정했고 검찰에 협력했으며 뉘우치는 기색이 있는 점, 처음에는 파괴를 원하지 않았고 파괴의 범위를 제한하기 위해 모든 유적에 불도저를 사용하지는 않은 점 등을 처벌 경감 사유로 들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알 마흐디에 대한 판례는 문화유적파괴를 전범 혹은 인류에 대한 범죄로 본 것이다”라며 “이는 인류 유산에 대한 고의적인 공격은 한 단체의 역사와 정체성을 파괴하는 것임을 국제법이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파괴된 팀부크 유적은 해외 후원자들의 기부를 받아 복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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