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해외사업 제2막 열게해 준 ‘러시아 경제사절단’

얼마 전 필자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 경제사절단 일원이 되어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았다. 포럼 현장에서 캄차카 현지기업에 수산물 가공, 냉장창고와 통조림 제조플랜트 시설투자를 하는 내용으로 MOU를 체결했다. 동종업계 한국기업으로서 극동러시아에 공장건설로 투자 진출한 최초 사례라고 한다.

사실 한국통산은 극동러시아 지역과 전부터 인연이 깊었다. 회사 설립 4년만인 1992년 러시아에 첫 통발 수출에 성공한 후 이듬해에 블라디보스톡에 법인을 세우면서 해외진출을 본격화했다. 2001년 캄차카에 두 번째 러시아 지사를 세우고 사업을 확장시키며 극동러시아 지역은 전체 매출의 40%를 창출하는 가장 중요한 사업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던 중 2013년 또 한 번 기회가 왔다. 그 해 11월 한ㆍ러 정상회담 때 양국 정부 간 수산업 협상에서 우리 측의 명태 쿼터 확대 요청에 대응해 러시아 정부는 극동지역에 대한 수산물 가공분야 투자를 요청했다. 이후 우리 정부는 정상회담 후속조치로 캄차카 지방 투자유치 환경 개선을 위한 KSP(Knowledge sharing Programㆍ기획재정부 주관 한국의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를 추진했고, 한국통산은 산업연구원과 코트라가 공동으로 진행한 캄차카주 KSP사업 연계세미나와 연구진 자문활동에 참가했다.

현지보고회에서는 캄차카 주정부 인사들에게 현지 진출을 추진 중인 한국기업으로서 투자환경 개선과 협조가 필요한 사항을 발표하며 연구진들과 함께 의견을 적극 개진했다. 캄차카 주정부 또한 KSP사업이 정책자문을 넘어 한국 수산업 기업의 러시아 투자진출 확대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던 때였기에 현지 인사들의 공감대와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이에 캄차카 지역 수산클러스터 내 냉동창고 건설 등 여러 투자협력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착수하기에 이르렀고, 부지 선정 과정에서 캄차카 주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캄차카 주정부와 파트너기업의 검토가 늦어지면서 1년 가까이 답보상태에 빠지게 됐고, 올해 7월에 적어도 반년 이상은 더 소요될 것이란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필자가 동방경제포럼 경제사절단 일원이 되면서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캄차카 주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동방경제포럼이 러시아 연방정부의 극동 개발 정책의 중요한 홍보수단이 되면서 포럼 당일 투자 MOU를 하자고 제안해 온 것이다. 

러시아 시장에 처음 진출한 후 24년이 흐른 지금까지 이곳에서의 사업은 늘 도전과 위기의 연속이었다. 러시아 사람들 특유의 느긋함, 툭하면 소송을 걸어오는 현지기업들, 그리고 현지 투자에 시큰둥한 현지 정부 분위기 탓에 꽤 많은 수업료를 감수해야만 했다. 때문에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우리와 같은 중소기업들에게 잘 짜여진 정부의 지원이 얼마나 유용하고 필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래서 정상외교 공식 사절단과 같은 사업을 비즈니스 도구로 적극 활용하라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

한국통산은 이번 투자를 이어나가 현지 기후 및 식생활에 맞는 맞춤형 사업을 지향하고, 외형적 성장뿐 아니라 현지 사회와 중장기적 관계를 다지면서 지속가능 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까지 이끌어낼 계획이다. 앞으로도 멋진 성공사례를 만들어 러시아와 한국의 경제협력 증대에 이바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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