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봉제업계 쇠퇴…화살은 의류 업체로

봉제자료사진4

추락하는 것에 날개가 없다지만 LA다운타운 봉제업계는 빠르게 바닥으로 내려가는 상황이다.

인건비를 비롯, 제반 경비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봉제업계는 최근 봉제면허 재등록 포기를 비롯해 그릇된 방향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봉제 면허 없이 운영하다 적발될 경우 벌금은 불과 종업원 1명당 200달러에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개별 업체들의 규모가 크게 줄어 10~15명이 일반적인 것을 감안하면 2000~3000달러의 벌금만 내면 손을 털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추가적으로 종업원 상해보험을 가입하지 않은데 따른 벌금은 상대적으로 크겠지만 공장을 문을 닫는 상황에서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업주의 반응이 적지 않다. 어차피 끝을 향해 달려간다는 한 봉제 업주의 표현처럼 LA지역 한인 봉제 업계의 모습은 심하게 표현하면 세계 종말을 다룬 공포 영화와 흡사한 듯 하다.

물론 여전히 상당수의 한인 업체가 나름 규정과 법규를 지키면서 악전고투하고 있지만 최근 주변에서 편법의 유혹에 시달리는 업주들이 하나 둘씩 늘고 있는 실정이다. 업주들이 편법에 빠지는 사이 봉제 노동자들은 ‘한탕주의’에 빠지고 있다.

이미 몇년전에 봉제공장을 그만둔 노동자들 역시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고 있는 것은 더욱 심각해 보인다.

최근 LA다운타운에서 만난 한인 의류업주 A씨는 7월 이후 노동청에만 10차례 가까이 불려갔다.

다수의 봉제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을 비롯한 노동법 위반 사례에 대해 고발이 접수됐고 1차 책임이 있는 봉제공장들이 이를 회피했기 때문에 AB633이란 주정부의 연대 책임 조항에 따라 의류업주 A씨를 부른 것이다. 규모가 크지 않던 A씨의 업체는 제품 전량을 LA에서 생산해 왔다.

지난 10여년간 노동청에 불려 다닌 적이 여러번 있지만 올해처럼 2~3개월 사이에 10번 가까이 고발이 접수돼 노동청을 들락 날락 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방식을 비슷하다. A씨의 업체의 라벨이 증거물로 제출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A씨의 제품을 1년 넘게 생산했는데 최저임금 중 일부와 오버타임 비용을 봉제 공장으로부터 받지 못했으니 이를 원청인 의류 업체가 내야 한다는 논리다. A씨와 같은 경우는 최근 몇년 사이 상당수 한인 의류업체들이 겪고 있는 현상이다.

납품 주문이 몰릴 경우 2~3곳이던 주 거래 공장을 많게는 10곳까지 늘리다 보면 자연히 의류 업체의 이름이 박힌 라벨이 여기 저기 돌아 다니기 마련이다.

누구나 쉽게 구할수 있는 구조다.

여기에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상당수 봉제 업주들이 상해 보험을 적게 혹은 아예 가입하지 않다 보니 노동자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현재와 같이 의류 업체 이름으로 된 라벨을 가지고 노동청을 찾아가는 허위 신고자를 가릴 방법이 많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로 인해 상당수 한인 의류업체들은 매번 노동청 관련 문제 발생시 작게는 수천달러에서 많게는 몇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A씨는 지난 10여년간 비슷한 경험을 어려차례 하다 보니 나름의 방법이 생겼다.

A씨는 “매번 번거롭고 비용도 조금 더 들긴 하지만 거래하는 봉제 공장마다 조금씩 다른 라벨을 주고 있으며 또 매년 크기나 디자인을 조금씩 변경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위 신고한 노동자가 제시한 의류업체 라벨과 근무한 봉제 공장과 기간이 일치하지 않은 점을 증명하기 위한 나름의 방법을 찾은 것이다. A씨는 “회사 규모나 납품 주기 등을 감안했을때 중국 등 원거리 해외 생산은 여전히 힘든 상황에서 LA지역의 봉제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점은 걱정스럽다”라며 “최소한 매달 2~3차례씩 노동청에 불려가고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불필요하게 쓰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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