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헬기 결국 외국산으로…한국항공우주의 수리온 ‘탐욕’으로 허송세월

[헤럴드경제=송형근 기자] 수년째 지지부진 했던 해군의 차기 해상작전헬기 도입이 결국 해외기종 선정으로 결론났다. 27일 방위사업청이 이같은 의견을 밝히면서 육상용 헬기 ‘수리온’을 해상용으로 개조해 납품하려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방사청의 ‘국산집착’과 KAI의 납품 탐욕으로 해군의 차기해상작전헬기 도입이 수년간 지연된 셈이 됐다.

해상작전헬기 사업은 2007년 시작됐다. 당시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수중 도발에 대비해 해군 보유 ‘링스 헬기(슈퍼링스)’ 교체를 결정했다. 약 1조4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2차에 걸쳐 총 20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세번에 걸친 연구용역에서 외국산 해상헬기 도입이 가장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왔고, 2013년 영국제 ‘와일드캣’ 8대를 계약하고 전력 강화에 나섰다.

그런데 국방부는 돌연 입장을 바꿨다. 육상용 헬기인 수리온을 해상 헬기로 쓸 수 있는지, 추가 검토를 하면서 2차 도입분 12대의 기종은 정해지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와일드캣’이 우리 군의 요구조건에 미달한다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선정 과정에서 비리가 포착되기도 했다.

지난 6월 KAI는 자체 개발한 육상용 헬기 ‘수리온’을 해상용으로 개조하겠다고 발표했다. KAI는 방사청에 네번째 연구용역을 요구했다. 수리온은 애초 육상용으로 개발된 기종이었다. 크기가 커 해군 호위함의 격납고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기체 전면의 설계가 바뀌어야 해상용으로 운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수리온의 개조는 최소 5년에서 최대 10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볼 정도였다. 수리온 판매에 눈이 먼 KAI가 존재하지도 않는 헬기를 납품하겠다고 우겨 안보공백을 초래한 셈이다.


수리온의 성능도 해상작전에 부적합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10월~올 3월 미국 미시간주에서 ‘기체 결빙 테스트’를 받았다. 영상 5도~영하 30도의 저온 다습한 환경에서 비행 안전성을 확인하는 시험에서 수리온은 엔진 공기 흡입구 등에 허용치를 초과하는 얼음이 생기는 착빙 현상이 나타났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KAI에 납품 중지 지시를 내렸다.

차기 해상작전헬기를 두고 말 많은 국산 ‘수리온’과 성능 논란에 휩싸인 영국제 ‘와일드캣’, 미국제 ‘시호크’ 등이 거론되면서 사업은 수년째 표류했다. 해상 전력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로 군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그 사이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기술을 보유하면서 수중 도발 위협을 높였다.

그럼에도 우리군의 해상작전헬기는 1990년대 도입된 링스 헬기가 주력으로 운용되고 있다. 링스 헬기는 우리군에 1991년 최초 도입됐다. 약 20대가 운용 중이지만, 북한의 잠수함 전력을 대응하기엔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26일에는 한미 연합훈련에 참여했던 링스 헬기가 동해상에 추락, 3명의 탑승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2010년에도 같은 기종이 추락해 4명이 사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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