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최은영 전 회장, 무릎은 꿇었지만

27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장은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눈물로 얼룩졌다.

앞서 100억원의 사재 출연을 했음에도 의원들이 추가 사재출연을 요구하자 최 전 회장은 눈물로 호소하고 급기야 무릎까지 꿇었다.

한진해운의 한 직원은 “(무릎을 꿇는)그 장면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망해가는 회사를 살릴 생각 없이 손 놓고 있다가 이제와 무릎을 꿇는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한때 회장이었던 사람이 무릎을 꿇는데 그 모습이 전혀 슬프지 않았다“며 “쇼가 아니라면 눈물 대신 사재 출연을 더 해야하는거 아니냐”고 말했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 전 회장의 재산을 1800억원대 규모로 추정했다. 최 전 회장은 “하와이 부동산 5건은 이미 매각했다”면서 “(매각은)제가 한 것이 아니라 잘 모른다”고 답했다. 재산 규모도 “1800억원이 아니라 약 1000억원 정도 될 것”이라며 “그중 개인 재산은 300억원대인데, 그중 3분의 1을 (이미)사재 출연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재산 규모가 1000억원대라고 조목조목 반박하던 그는 바다 위에 떠있는 한진해운 선원들의 사진을 보여주자 고개를 숙였다. “한때 회장이었던 회사의 선원들이 이렇게 바다 위에 있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모르나요”라는 의원의 질타에 한동안 고개를 못 들었다.

그러면서도 추가 출연 요구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는 “상속세 대출금을 갚기 위해 유수홀딩스 주식이 담보로 잡혀 있어 추가 출연은 어렵다. 이해해달라”며 돌연 무릎을 꿇었다. 더민주 의원실 관계자는 “더 강하게 사재 추가 출연을 요구할 계획이었는데, 저렇게 ‘쇼’를 하니 더이상 분위기를 끌고가기 어려워졌다”며 허탈해했다.

이날 눈물의 국감은 결국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인한 물류대란 해소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물류대란 해소를 위한 최소 자금은 3000억원가량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순수 하역비만 2000억원 이상 필요한 상황에서, 경영실패에 큰 책임이 있는 최 전 회장의 100억원 사재 출연으론 해결이 요원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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