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대차노조, 불매운동 벌인다는 中企 절규 들리는가

중소기업단체장 8명이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장기화로 중소기업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니 당장 중단해 달라는 게 요지다. 파업이 계속되면 ‘현대차 불매운동’도 불사하겠다는 결의도 했다. 중소기업 단체가 특정 대기업의 파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현대차 파업이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고 치명적이라는 의미다.

이날 회견에서 제시한 자동차산업협동조합 자료를 보면 그럴만도 하다. 이번 파업으로 부품 협력사들의 손실은 하루 900억원 가량이라고 한다. 형편이 어려운 중소기업들로선 결코 적지않은 액수다. 귀족노조의 배부른 파업에 애꿋은 중소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중소기업계가 목소리를 높인 것은 생존마저 위협받게 된 상황을 더는 좌시할 수 없다는 외마디 비명이며, 벼랑끝 절규다. 이런 저간의 사정을 현대차 노조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현대차 등 대기업의 파업은 협력업체 피해로 끝나지 않는다. 잦은 노사간 갈등과 임금 상승은 생산 시설의 해외 이전 빌미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양질의 일자리가 그만큼 없어지고 국가 경제도 덩달아 활력을 잃게 된다. 현대차의 경우가 꼭 그렇다. 현대ㆍ기아차의 해외생산 비중은 이미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올해만 해도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5월 가동에 들어갔고, 내달에는 중국 4공장이 생산을 시작한다. 해외공장 전체 고용인력은 무려 5만명에 육박할 정도다. 반면 국내에는 20년 전 아산공장 설비를 늘린 이후 단 한건도 라인을 증설하지 않았다. 노사관계만 원만했다면 상당부분 우리 것이 될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하긴 억대에 가까운 고임금을 받으면서도 툭하면 노조가 파업 깃발을 드는 데 굳이 공장을 더 짓고, 인력을 고용할 기업은 없을 것이다.

생산 능력 세계 5위권을 유지했던 우리 자동차 산업이 그 자리를 인도에 내주고 멕시코에도 곧 밀릴 처지라고 한다. 우리 경제의 한 축을 지탱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이 힘을 잃고 있는 것은 고질적인 노사분규와 무관치 않다. 정부가 현대차에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현대차 노조는 중소기업이 망하든, 일자리가 없어지든 상관없이 오로지 내 밥그릇만 챙기겠다는 이기적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이런 식이라면 그 밥그릇을 지킬 수 있는 기간도 그리 길지 않다는 걸 직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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