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정부부처·공공기관

음주근무·음주사고 빈발

법조·경찰등 특히 심각

적발돼도 상당수는 무징계

정부부처와 공공기관ㆍ공기업 등의 음주근무ㆍ음주운전ㆍ음주사고 등 행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법조, 경찰, 금융감독원 등 사회 각분야 감시 역할을 하거나 철도ㆍ해양 안전을 책임지는 공기업ㆍ공공기관일수록 더욱 문제였다. 그러나 이같은 행태가 적발돼도 상당수는 무징계 등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5명의 2~3급 직원 4명의 음주폭행ㆍ음주소란ㆍ음주운전 등이 적발됐다. 이중 2명은 비교적 가벼운 감봉과 견책을 받았지만, 2명은 무징계에 그쳤다. 더군다나 징계의 최종결정은 지난해 12월 31일자로 공표됐으나 14일 후에는 수위를 높인 징계 기준안이 마련됐다. 징계기준 강화를 앞두고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서둘러 인사위원회를 연 것이 아니냐는 것이 박 의원의 문제제기다. 제 식구 감싸기라는 말이다.

선거를 감독관리해야 하는 선거관리위원회도 임직원들의 위법행위, 특히 음주운전에 대해 관대했다.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민주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 8월까지 선관위 임직원의 위법 행위는 총 61건이었다. 선관위는 이 중 83.6%를 주의ㆍ경고ㆍ견책 등 경징계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9건의 음주운전에 대해 선관위는 2건의 감봉1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경고 또는 견책으로 처리했고, 음주측정 거부 1건에 대해서도 경고로 처리했다.

경찰관의 음주운전과 징계회피도 문제로 드러났다.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민주 의원에 따르면 2012~2015년간 음주운전자는 총 100만2930명으로 그 중 75.3%인 75만5404명이 음주단속을 통해 적발됐고, 24.7%인 24만5716명은 음주 후 사고로 적발됐다. 반면 경찰관은 2012년부터 지난 7월까지 총 399명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그 중 단속에서 적발된 인원은 57.6%인 230명이고, 음주사고로 적발된 인원은 43.6%인 169명이다. 음주운전 및 음주사고의 전체 적발자 비율에 비해 경찰관은 음주단속 비율은 낮고 음주사고 비율은 현저히 높다.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지 않으면 단속으로 적발되는 경우는 일반인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얘기다. 진선미 의원은 “경찰관들은 음주운전을 해도 태반은 단속에서 빠져나가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육로와 해양교통의 안전을 책임지는 공공기관과 정부부처의 음주 행태도 우려를 낳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임종성 더민주 의원이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근무를 앞두거나, 근무 중에 음주행위로 징계를 받은 직원의 수가 최근 5년 동안 74명에 달했다. 

이형석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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