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영장 기각 이후] 신회장 “더 좋은 기업으로”…롯데 지배구조 개선·투자 속도낸다

한일 롯데간 ‘고리 끊기’ 시급한 과제

호텔롯데 상장 성공여부 최대 관건

대형M&A 통한 성장동력 확보

해외 영토확장도 본격화할 듯


“우리 그룹은 여러 가지 미흡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지고 고치겠다”. “좀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구속영장 기각이 결정된 29일 새벽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오면서 그룹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롯데그룹이 한숨을 돌렸다. 그룹 오너이자 최고 리더의 구속이란 최악의 경영공백 사태는 피했다. 그러나 3개월에 걸친 검찰 수사로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던 그룹 경영을 다시 본궤도에 올려야 하는 일이 시급해졌다. 우선은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계속 불거져 왔던 한ㆍ일 롯데 간 지배구조 문제 해소와 ‘올스톱’ 된 대형 인수ㆍ합병(M&A) 재개 등이 급선무로 지적된다.

법원이 29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가운데, 사상 초유의 경영사태를 피한 롯데는 그 동안 올스톱된 경영 현안을 정상화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신동빈 회장이 출근하는 모습. [헤럴드경제DB]

▶한일 롯데 고리끊기 재개=가장 먼저 지배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수사가 신동빈 회장 구속영장 발부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한일 롯데 간 지배구조의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신 회장이 구속되면 롯데그룹 지배권이 일본 경영진에게 넘어갈 수도 있다는 얘기가 꾸준히 나돌았다. 지분 구조상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것이 일본 롯데홀딩스여서다.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 관계사들이 거의100%지분으로 호텔롯데를 통해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경영권 위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호텔롯데 상장은 일본 롯데그룹의 지분은 낮추면서 한국 롯데를 독립적인 구조로 운영하기 위한 시작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를 위해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했지만 검찰 수사로 무산된 상태다. 구속을 면한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가장 먼저 재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의 의지는 강하다. 지난 7월 검찰 수사로 호텔롯데 상장이 무산된 후 신 회장은 “무기한 연기가 아니고 연말 정도까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회에서 국민과 약속한 사안이니까 꼭 상장하겠다”고 했다.

재계 관계자들 역시 가장 시급한 숙제로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를 꼽는다. 신 회장의 ‘원리더’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마무리 돼야 할 작업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외풍에 경영권이 계속해서 흔들린다면 그룹 경영 자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원리더 체제를 공고히 할 필요성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도 드러났다”며 “호텔롯데 상장 성공 여부가 앞으로 한일 롯데에서 신 회장의 입지를 다지는 데도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재개ㆍ성장 동력 확보 나설 듯=대형 인수ㆍ합병(M&A)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와 글로벌화도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 가운데서도 과감한 M&A를 추진했으나 검찰 수사라는 직격탄을 맞으면서 롯데의 성장엔진은 사실상 꺼진 상태다.

앞서 롯데는 호텔롯데 기업 공개로 확보한 자금을 해외면세점과 명품 브랜드 인수 등 대형 M&A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또 이를 통해 글로벌 1위 면세사업자, 아시아톱 3 호텔, 글로벌 통 5 테마파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지난 6월 검찰 수사 직후 호텔롯데의 프랑스 파리와 체코 프라하 호텔 인수는 중단됐고 미국 리조트 인수도 철회했다. 롯데면세점은 미국과 호주 지역 면세점 인수를 검토했으나 호텔롯데 상장 무산으로 포기했다.

그룹의 신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은 석유ㆍ화학 분야의 해외 영토확장도 올스톱된 상태다. 검찰 수사로 인해 롯데케미칼은 미국 석유화학 회사 엑시올사 인수제안을 자진 철회했다.

그룹 측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입장발표를 통해 “검찰 수사로 불가피하게 위축됐던 투자 등 중장기 과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검찰수사로 인해 투자 등이 유보됐지만 경영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환ㆍ손미정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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