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늪 벗어나자”공감대…국가별 감산량 할당이 변수

전문가들 50弗 돌파여부 초미관심

美 셰일가스 생산늘면 상승 제한적

비회원국 러시아 동참 여부도 관건

국제석유수출기구(OPEC)의 산유량 감축 합의로 국제유가가 ‘저유가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감산합의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의 벽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감산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국가별 생산량 배정이라는 관문이 남아 있는데다, 비회원국중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의 동참 여부도 관건이다. 이와함께 미국의 셰일가스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릴 경우 유가의 상승세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한 마디로 ‘제한적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미국 US은행 자산운용팀의 로버트 하워스 선임 투자전략가는 28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배럴 당 50달러로 유가가 뛸 것으로 전망되지만, 미국 원유생산량이 증가하면서 국제유가의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투자회사 에드워드 존스의 브라이언 영버그 에너지 애널리스트도 “합의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시장에 이익”이라며 “오늘 바로 감산이 이뤄졌다면 유가는 크게 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국제유가가 상승폭을 유지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여부다. 최종 합의를 장담할 수 없는 데다 가격이 오르면 생산량도 따라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셰일업체들이 생산을 늘릴 가능성이 우선 제기된다. BMI 리서치의 석유 애널리스트인 엠마 리처즈는 이번 회의를 앞두고 원유 가격이 회복되면 셰일오일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OPEC이 합의한 감산 범위가 지난해 생산한도를 이미 초과했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지난해까지 OPEC은 하루 3000만 배럴을 생산 한도로 유지해 왔다. 이 한도는 지켜지지 않았고 지난해 11월에는 한도마저 사라졌다. 지난달 OPEC의 생산량은 이전 할당량보다 12%나 많았다. OPEC이 생산량을 3250만 배럴로 줄이기로 최종 합의한다고 해도 기존 할당량보다 8.3% 많은 것이다.

때문에 퍼스트 에너지 캐피털의 마틴 킹 부사장은 “국제유가는 배럴 당 45~50 달러 선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만약 11월 회의에서 OPEC 국가들이 감산할당량에 합의한다면 가격 상승폭은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OPEC 국가들이 감산을 놓고 오랫동안 갈등을 벌인 만큼, 실질적인 감산이 이뤄질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휴론의 스콧 코커햄 전무이사는 “OPEC이 향후 회의에서 어떻게, 어느 정도, 어떤 시스템 하에 감산을 추진할 지 구체화하지 않는 이상 국제유가는 현 수준에서 크게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퍼스트 에너지 캐피털의 마틴 킹 부사장은 “배럴 당 45~50 달러 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만약 11월 회의에서 OPEC국가들이 구체적인 감산 범위와 할당량을 결정하게 되면 가격 상승폭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OPEC 내부에서는 가격 부양조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다른 산유국의 불참이나 비협조로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2월에도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베네수엘라 등 4개국이 생산량을 동결하자는 합의를 이뤘지만, 다른 산유국들이 동참하지 않아 무산됐다.

OPEC이 실질적인 감산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회원국 간 생산량을 어떻게 배분할지 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서로 많은 생산량을 배정받기 위해 줄다리기를 하는 과정에서 감산이라는 큰 틀이 깨질 수도 있다.

대니얼 예르긴 IHS 부회장은 OPEC의 감산합의가 깨질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지난 2년 사이 OPEC의 주축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극심한 재정악화와 정치불안을 겪으면서 회원국들에 협조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팔리흐 에너지장관은 회의 전날 이란과 나이지리아, 리비아에는 합리적인 범위에서 최대한 생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는 다른 OPEC 회원국은 물론 비회원 산유국도 감산에 동참해야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해왔다.

소시에테제너럴의 마이크 트위너 수석분석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달라졌다는 것은 중요한 변화”라며 “앞으로 국제 유가를 시장에 맡기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OPEC은 별도의 위원회를 만들어 국가별 생산 할당량을 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OPEC 내에서 할당량이 정해지더라도 비회원국의 동참은 별도의 과제이다. 특히 비회원국 중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의 동참 여부가 관건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지난 4일 유가 안정화를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포브스 지는 러시아가 지난 9월에도 생산량을 늘렸지만 지난 2월 생산량 동결에 합의했던 만큼 사우디아라비아의 조치에 동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문재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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