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선ㆍ면세점…신동빈, 산적한 현안 속도내나

[헤럴드경제=이정환ㆍ손미정 기자] “우리 그룹은 여러가지 미흡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지고 고치겠다”. “좀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구속영장 기각이 결정된 29일 새벽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오면서 그룹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상 초유의 공백사태는 피했지만 당장 검찰 수사로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던 그룹 경영을 다시 본궤도에 올려야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우선은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계속해서 불거져 왔던 한ㆍ일 롯데 간의 지배구조 문제,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특허권 취득을 통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재개장 등의 사안이 급선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악에는 일본으로? 한일 롯데 고리끊기 재개되나=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가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로 이어지자 한일 롯데 간의 지배구조가 갖고 있는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신 회장이 구속되면 최악의 경우 롯데그룹 지배권이 일본 경영진에게 넘어갈 수도 있다는 ‘위기설’도 가능성 높게 제기되기도 했다. 지분 구조상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것이 일본 롯데 홀딩스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와 주요 계열사를 장악해 한일 양국 롯데의 ‘원리더’에 올랐지만 여전히 한국 롯데에 대한 일본 측의 영향력은 높다.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들이 91.7%의 지분으로 호텔롯데를 통해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경영권 위기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장담하기 힘들다. 

특허권 만료로 현재 문을 닫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오는 연말 발표 예정인 신규면세점 입찰에서 특허권을 ‘탈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영권 분쟁과 검찰 수사로 이어진 악재 속에서 한국 롯데를 ‘독립적 구조’로 운영하는 것은 신 회장이 조속히 풀어야할 숙제가 됐다. 그리고 당초 지난 6월 예정돼 있던 호텔롯데 상장은 일본 롯데그룹의 지분은 낮추면서 한국 롯데를 독립적인 구조로 운영하기 위한 시작이었다. 신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를 위해 주도적으로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했다. 현재는 현재 검찰 수사로 무산된 상태다. 재계관계자들은 가장 시급한 숙제로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를 꼽았다.

한 재계관계자는 “외풍에 경영권이 계속해서 흔들린다면 그룹 경영 자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원리더 체제를 공고히 할 필요성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며 “호텔롯데 상장 성공 여부가 앞으로 한일 롯데에서 신 회장의 입지를 다지는 데도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면세점 월드타워점, 다시 품에 안을까=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특허권 획득도 시급하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특허권 수성’에 실패하면서 연매출 6000억원 규모의 월드타워점을 폐점했다. 오는 12월 발표예정인 추가 신규 특허권 발표는 월드타워점의 회생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특히 어렵지 않게 특허권을 수성할 것이라는 예측과는 다른 결과가 나온 데는 경영권 분쟁을 시작으로한 롯데가의 ‘내우(內憂)’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 특허권 탈환은 또 다른 이유에서 신 회장이 반드시 해결해야하는 숙제가 됐다.

영업 당시 월드타워점이 보여줬던 매출 성장세를 감안했을 때, 특허권 획득 실패가 곧 호텔롯데 상장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월드타워점은 2014년 4800억원의 연매출을 올린 후 1년 만에 약 20% 신장했다. 호텔롯데의 매출 대부분이 면세사업에서 나오는 가운데 월드타워점이 완전히 문을 닫게 되면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도 떨어질 수 밖에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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