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환 vs 진입 vs 확장…면세점 쟁탈전 3R 승자는

내달 4일 접수마감…시내면세점 대진 윤곽
롯데·SK, 운영능력 내세워 재유치 전력투구
현대, 코엑스 단지 관광인프라 강점 ‘재도전’
HDC신라·신세계도 강남 걸고 2연승 출사표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특허신청서 제출 마감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신규면세점 3라운드’의 대진표가 완성되고 있다. 지난해 치러진 ‘면세점 전쟁’보다는 다소 조용해진 분위기지만 참여업체들의 특허권 획득에 대한 의지는 어느때보다 강하다.

앞서 월드타워점과 서울 광장동 워커힐면세점 수성에 실패한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강력히 면세점 탈환에 전력투구하고 있고, 첫 도전에 고배를 마신 현대백화점은 전력을 가다듬고 면세점 시장 진입에 재도전한다. 지난 3월과 5월 시내면세점을 오픈한 HDC신라와 신세계 역시 신규면세점 입찰에 참여, 추가 면세점 확보를 통한 면세사업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위), HDC신라면세점의 신규면세점 후보지인 삼성동 아이파크타워.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하는 속사정들은 다르지만 이번이 아니면 안된다는 위기감은 지난해와 비교할 바가 아니다”고 했다.

▶“반드시 되찾을 것”, 롯데ㆍSK 탈환 총력=롯데와 SK는 면세점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허권 수성 실패 후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연매출 6000억원 규모의 월드타워점을 폐점했고,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은 그보다 앞선 5월 영업을 종료했다.

두 업체 모두 면세점 운영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과 사업을 위한 매장과 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롯데는 업계 1위 사업자로서 브랜드력ㆍ상품의 가격경쟁력면에서도 경쟁사보다 앞서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SK네트웍스는 24년 간의 면세점 운영을 통한 노하우와 지난해 특허권 입찰을 앞두고 1000억원을 투자해 확장ㆍ리뉴얼한 매장을 갖추고 있다.

특히 SK네트웍스는 최신원 회장이 전면에 나서며 시내면세점 특허 재취득을 위해 전사의 역량을 모으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주말 면세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지금 ‘워커힐면세점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느냐,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갈 것이냐’ 하는 기로에 서있다”며 “자신감과 사명감을 갖고 혼신의 노력을 다한다면 워커힐면세점을 반드시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특허획득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HDC신라ㆍ신세계ㆍ현대…불붙는 강남대전=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둘러싼 ‘강남대전’에도 불이 붙었다. 현대백화점은 일찍이 강남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시내면세점 재도전을 선언했다. 특허신청서 제출 마감을 엿새 앞둔 28일에는 HDC신라와 신세계디에프가 각각 삼성동 아이파크타워와 반포 센트럴시티를 신규면세점 후보지로 확정ㆍ발표했다. 여기에 재개장을 목표로하고 있는 잠실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을 포함하면 강남을 놓고 현재까지 4개의 업체가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서울에서 운영 중인 9개의 시내면세점 중에서 8개가 모두 강북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남은 신규면세점 진출을 위한 블루오션으로 평가된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이 위치한 코엑스 단지가 향후 강남지역은 물론 국내를 대표하는 최고의 외국인 관광명소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코엑스 단지가 ‘MICE 관광특구’로 지정돼 있는 데다가 컨벤션 센터와 특급호텔, 카지노, 코엑스몰, 백화점, 도심공항터미널 등 최적의 관광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만큼 향후 외국인 관광객 유치하는데 최고 경쟁력을 갖춘 지역이라는 설명이다. 영동대로에는 2021년까지 상업ㆍ문화시설을 갖춘 국내 최대 복합환승센터도 생긴다.

무역센터점과 영동대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아이파크타워를 2호점 입지로 확정한 HDC신라는 마찬가지로 삼성동을 중심으로 강남구에 면세관광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기대하며 “신규면세점을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K-Product 공유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신세계디에프는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센트럴시티의 지리적 장점과 교통망, 센트럴시티에 마련돼 있는 쇼핑ㆍ관광 인프라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두 번째 시내면세점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신규 면세점을 계기로 신세계의 역량이 모여있는 센트럴시티가 문화ㆍ예술 관광의 허브 도심형 쇼핑 테마파크로 거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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