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해도 너무한 직무유기 교육 국감

지난 28일 저녁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이하 교문위) 소속 야당 국회의원들이 난데없이 이화여대에 집결했다. 최경희 이대 총장과 면담을 하기 위해서다. 최 총장과 비공개로 만난 야당 의원들은 ‘비선 실세’라고 알려진 최순실씨의 딸 정모양에 입학 및 학점취득 특혜를 줬는지, 이를 통해 교육부의 재정지원 사업 선정에 혜택을 받았는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문위 소속 야당의원들의 갑작스러운 이대 방문은 ‘현장조사’ 형식으로 이뤄졌지만, 사실 속사정이 있는 이벤트였다. 최 총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지 못해 의원들이 직접 만나러 간 것이다. 증인을 추가로 채택하려면 여ㆍ야 간사가 협의해야 하는데, 이날 교육부 국감에서도 여당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협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유성엽 교문위원장이 ‘대면 협의가 어렵다면 통화라도 하라’며 증인 채택 협의를 독려했지만, 여당 간사인 염동열 의원과 연락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의원이 불참한 ‘반쪽 국감’은 이처럼 여기저기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사전 협의 없이 국감 날짜를 변경해 이틀이나 피감기관의 업무를 올스톱시킨데 이어 증인 채택을 못 해 국감이 진척 없이 지지부진하게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의원들이 당사자를 직접 만나러 가느라 쓸데없는 비효율마저 초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의 ‘백년지대계(白年之大計)’라는 중국 제나라 재상 관중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교육은 국가의 미래인 차세대를 육성하는 중요한 사회적 기재다. 하지만 국회에서는 교육이 정쟁(政爭)의 수단 중 하나일 뿐인지 교문위 여당 의원은 교육부 국감에 참여하지 않고,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 비선 실세의 특혜 의혹을 파헤치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

교문위원들이 교육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면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어서 교육 국감을 정상화해야 한다. 여당은 국감장에 복귀해 ‘국민의 대표’로서 교육부를 견제해야 하고, 야당도 교육 이슈에 집중력을 보여야 한다. 정쟁으로 허송세월(虛送歲月) 하기엔 누리과정 예산문제, 국정 역사교과서 문제, 대학 구조조정 문제 등 교문위원들이 들여다봐야 할 교육 이슈가 너무나 많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