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설비 감축해야” 정부의 철강 구조조정안 발표 앞두고 철강업계 ‘초긴장’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한국철강협회가 컨설팅 업체에 의뢰해 추진한 구조조정 방안으로 ”후판 생산량을 줄이고 강관은 한계기업을 재편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부는 30일 이 내용을 토대로 철강 구조조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업계는 정부의 최종안 발표에 촉각을 세우면서도 보고서의 내용이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정부는 선박이나 건설용 철강재로 쓰이는 두께 6mm 이상 철판인 후판의 공급과잉이 심각하다고 보고, 이를 감축해야 한다는 내용을 반영할 계획이다. 다만 자율적 감축일지 공장 폐쇄 등의 강제 감축인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후판 공장 7곳 중 포스코, 현대제철이 공장을 폐쇄하는 방안이 최종안에 담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는 만일 강제적 감축의 경우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불과 4~5년전만해도 조선업체에서 후판 공장을 지어달라고 해 철강사들이 후판 공장을 증설했다. 최근 조선업이 어려워지고 값싼 중국산이 유입되면서 국내 철강사들의 공급이 밀리는 형국이 됐다”며 “생산 감축, 설비 감축 등 강제적 구조조정을 하면 추후 조선 시황이 개선됐을 때 가장 큰 이득을 보는건 중국 철강사”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연 250만톤으로, 지난해 전체 후판 수요(920만톤)의 약 4분의 1가량 중국산이 차지했다. 

[사진=후판]


국내 철강사는 안그래도 생산능력(수출 포함, 연 1200만톤) 대비 약 30%가량 생산량을 감축하는 등 자발적인 감축 노력을 해왔다. 업계는 2020년 예상 수요인 700만톤에 대비해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자발적인 형태의 감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설비가 큰 곳을 무조건 줄이라는건 말이 안된다“며 “각 사의 생산 제품이 다 다른데, 설비를 단순히 칼로 무자르듯 자르는건 시장경쟁력이 악회되는 등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는 철강업계의 선제적인 대응이 중요하다고 보고 업계 자율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최근 해운업 구조조정에 정부의 무능과 책임론이 부각되면서 남은 철강, 유화, 조선 등의 구조조정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한편, 철강협회는 지난 4개월간 철강 구조조정 컨설팅을 진행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최종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보고서는 판재류, 후판, 봉형강, 강관 등 4개 제품군으로 분류해 경쟁력을 진단, 공급과잉이 심각한 품목으로 후판과 강관을 지목했다. 후판의 경우 생산량을 감축하고 강관은 다수의 사업자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한계 기업을 자연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봉형강에 대해서는 최근 건설 특수로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펀더멘털은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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