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산유량 감산 합의… 브렌트유 가격 6% 급등

하루 평균 최대 75만배럴 감축
생산할당량·비회원국 설득 과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원유 생산량 감축에 합의했다. 감축량은 최대 하루 평균 75만 배럴가량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최종 감산 결정에 이르기까지는 회원국 간 생산량 분배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러시아 등 OPEC 비회원 산유국의 동참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관련기사 8면

OPEC 회원국 대표들은 28일(현지시간) 알제리에서 4시간 반 동안의 격론을 벌인 끝에 산유량을 줄이는 데 동의했다.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3분의 1가량을 주무르고 있는 OPEC이 생산량 감축에 합의한 것은 2014년 6월 유가 폭락이 시작된 후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은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회원국들이 하루 3324만 배럴인 생산량을 3250만 배럴로 줄이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루 생산량은 3250만∼3300만배럴 사이에서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종 감산에 이르기까지는 생산량 배정이라는 주요 관문이 남아있다. 점유율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서로 많은 생산량을 배정받으려 하는 과정에서 감산 합의 자체가 파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사우디가 한 발 물러서면서 긍정적 신호를 줬다. 사우디의 알-팔리흐 에너지장관은 전날 이란과 나이지리아, 리비아에는 합리적인 범위에서 최대한 생산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OPEC은 별도의 위원회를 만들어 국가별 생산 할당량을 정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비회원국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야 하는 것도 중요 과제다. 비회원국들이 OPEC 국가들의 감산을 틈타 산유량을 늘리면 유가는 제자리에 머물고 OPEC 국가들은 점유율 경쟁에서 뒤지는 불이익만 얻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비회원국 중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의 동참 여부가 핵심이다. 러시아는 생산량을 계속 늘려 왔으며 최근까지도 증산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비회원국과의 감산 논의도 곧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2월 러시아가 생산량 동결에 합의했던 만큼 감축에도 동의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OPEC이 생산량 감축에 동의한 것이 알려지면서 유가는 곧바로 상승 탄력을 받았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1월 인도분은 5.3% 올라 배럴당 47.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6% 오르기도 했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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