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에 직격탄 날린 ‘SWIFT’ 北에도 적용길 열어…무력제재까지 가나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의회가 북한을 국제금융거래망에서 배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과거 이란 제재 당시 위력을 발휘했던 경제ㆍ금융제재와 유사한 내용이어서 상당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공화당 소속 맷 새먼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이 지난 28일(현지시간) 발의한 ‘2016 북한 접근차단법’(H.R.6281)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돈줄을 끊기 위한 국제금융거래망 차단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법안은 북한 조선중앙은행 및 핵개발에 연루된 금융기관들이 대금 결제를 위해 은행간 통신수단을 사용하게 하거나 송금 등 중개ㆍ지원할 경우 해당 기관 및 개인을 미국 대통령이 제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OFAC) 제재 명단에 오른 이들에 대해서도 은행간 통신수단을 직ㆍ간접적으로 제공하지 못하도록 했다. 제재의 근거가 된 법안은 ‘국가비상경제권법’(IEEPA)로, 미국이 중국기업인 단둥훙샹실업발전을 제재할 때도 이 법에 근거했다.


법안이 언급한 ‘은행간 통신수단’이란 국제 은행간 통신협회(스위프트ㆍSWIFT)의 국제 금융거래망이다. 1971년 달러가 금과 결별한 뒤 폭증한 거래정보를 해결하기 위해 1977년 설립돼 금융거래ㆍ지급과 관련한 정보를 은행끼리 공유하는 국제 네트워크 역할을 담당하며 금융 세계화를 이끌었다. 현재 달러와 유료 결제 및 지급을 하려면 스위프트 이용은 필수적이다. 때문에 스위프트가 미국의 제재를 우려해 북한의 접근을 막으면 북한은 사실상 국제 결제와 상거래를 하지 못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 27일 하원외교위 아태소위 청문회에서 북한을 SWIFT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EU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지난 2012년 3월 이란 중앙은행을 비롯한 30곳을 스위프트에서 강제 탈퇴시켰다. 이로 인해 이란은 석유와 가스 수출에 치명타를 입었다. 새먼 소위원장은 법안에서 “과거 이란을 국제 금융망에서 차단하는 조치가 매우 성공적이었다”면서 “북한에 대해서도 이런 접근을 이미 예전에 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국제사회가 아직 손대지 못한 제재의 하나로 북한의 스위프트 접속을 거론하기도 했다.

다만 거래 상대가 다양한 이란과 달리 북한은 중국에 대외무역을 거의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점에서 실효성의 열쇠는 역시 중국이 쥐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외교부의 겅솽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중국 기업 제재와 관련한 추가 협조 가능성에 대해 특정 국가가 자국법을 중국 기업이나 개인에게 확대 적용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새먼 소위원장은 법안에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제재를 면제할 수 있다’고 명시, 앞으로 이 문제가 미중 간 줄다리기의 요소가 될 여지를 남겼다.

한편 미국이 북한을 고립하기 위한 그물망을 한층 촘촘하게 짜면서 사실상 남은 것은 무력제재뿐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유엔 헌장 41조에 따라 대북제재에 나서고 있지만, 41조는 무력제재를 상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오히려 제재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란 지적이 제기돼 왔다. 만약 미국이 무력사용을 명시하지는 않더라도 유엔이 이라크 전쟁 당시 사용한 것과 같은 ‘모든 가용한 수단을 취하라’(take all necessary measuer)는 식의 제재방안을 내놓는다면 군사적 옵션까지 꺼내들 수 있다는 의미여서 대북제재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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