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너마저…’ 감사원, 정권 맞춤형 감사 의혹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정부 조직 내에서 정의와 양심을 구현하는 마지막 보루인 감사원이 정권 눈치를 보아가며 감사 안건을 선정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감사원이 누리과정 예산편성 등 청구된 다양한 공익감사 안건 중에서 정부에 유리한 것은 감사를 실시하고, 청와대의 극우단체 개입 의혹,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및 부실경영, 가습기 살균제 피해조사 등 정부에 불리한 안건은 기각이나 각하해 감사하지 않았다는 것.

감사원은 청구된 공익감사 안건 감사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하는 공익감사청구자문위원회 구성 비율을 조정해 이런 일을 가능하게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사진= 감사원 홈페이지 메인 화면(http://www.bai.go.kr)]

공익사항에 관한 감사원 감사청구처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감사청구 내용이 국가의 중요한 정책에 관련된 사항,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사항, 대규모 감사인력을 필요로 하는 사항, 국민적 관심사인 사항일 경우 감사원 사무총장은 자문위 심의를 거쳐 감사 실시여부를 결정한다.

규정에 따라 자문위는 외부위원 4명과 당연직 3명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29일 백혜련 의원실(더불어민주당)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감사원은 최근 공익감사청구자문위원회를 열어 청구된 안건의 감사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에서 외부위원 4명, 당연직(감사원 내부인원) 4명 등으로 위원회를 구성했다.

당연직 인원 숫자를 1명 더 늘려 외부위원이 위원회의 과반수를 점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올해 공익감사청구자문위는 2월과 6월 2차례 열렸다.

2월에는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 사회복지감사국장, 감사청구조사단장, 심의실장 등 4명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했다. 지난 6월에는 공직감찰본부장, 국토해양감사국장, 감사청구조사단장, 심의실장 등 4명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했다.

당연직 위원을 3명으로 정한 규정에 위배된 것이다.

앞서 지난 2014년과 2015년 자문위는 매년 4차례 열렸는데 당연직 위원은 모두 3명만 참여했다.

올해 들어 갑자기 자문위에 참가한 당연직 위원 수가 3명에서 4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감사원이 청구된 공익감사의 감사 실시 여부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의 눈치를 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백혜련 의원은 “자문위에서 외부위원을 과반수 이상으로 하도록 규정한 것은 국민적 관심사안에 대해 감사원이 자의적으로 감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런데 감사원이 이런 규정을 무력화시킨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열린 2차례(2월, 6월)의 자문위 중 2월에는 누리과정 예산 편성에 대한 감사 실시가 확정됐다.

누리과정 논란은 청와대와 시도교육청 측이 각자 의견이 달라 대립한 사안이다. 이 안건에 대해 감사원은 지난 5월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시도교육청이 예산을 편성할 법적 의무가 있고 재원도 충분하다’며 청와대 측 논리에 손을 들어줬다.

한편, 감사원은 누리 과정 관련 감사 내용을 감사위원회 의결 전에 대통령에 수시로 보고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기도 했다.

6월 열린 자문위에서는 청와대의 극우단체 개입 의혹,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및 부실경영, 가습기 살균제 피해조사, 가습기 살균제 피해 관련 환경부 책임 관련 조사 등 4건의 안건이 모두 각하됐다.

해당 내용이 감사원 감사에 의해 밝혀질 경우 정부 측에 불리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각하돼 역시 의혹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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