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제안한 김영란, 실제 법 시행되자…

[헤럴드경제]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법 취지대로 우리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안정될 것이다”

김영란법을 제안한 당사자,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 현 서강대 교수의 말이다.

30일 중앙일보는 김영란 교수와의 인터뷰를 단독보도했다.

2004년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대법관으로 발탁된 그는 권익위원장(2011년 1월~2012년 11월)을 거쳐 현재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 [사진=헤럴드경제DB]

보도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더치페이 좋지 않나요? 그렇게 돼야 합니다.” 그는 “지인들과 밥 먹는 문제에까지 법이 과도하게 관여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친구들끼리 먹는 3만원 이상의 식사를 규제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내가 법안 제안자라고 해도 개선장군도 아닌데 법 시행의 해석과 방향을 지적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쳐 만들어진 현행 김영란법에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부정청탁·금품수수의 핵심 기준이 된 ‘직무 관련성’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직무 관련성은 내 아이디어가 아니었다. 사실 이것이 들어가서 법이 복잡해졌다. 나는 직무와 상관 없이 무조건 금품 수수액이 100만원 이상이면 형사 처벌, 그 이하면 과태료를 부과하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3월 기자회견에서도 가족의 금품수수와 100만원 이하의 금품수수 처벌 조항에서 직무 관련성을 요구한 법안이 원안에서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지난 27일 “법이 규정한 직무 관련성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 법이 고무줄처럼 해석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른바 ‘3·5·10 규칙’에 대해서는 “법이 다소 복잡해진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규칙은 직무 관련성이 있는 사람과의 식사(3만원 이하)·선물(5만원 이하)·경조사비(10만원 이하)에 대한 처벌 예외 규정이다. 이는 김 전 위원장이 제안한 원안에는 없던 내용이다.

김 전 위원장은 권익위원장으로 재임 중이던 2012년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을 발의했다. ‘벤츠 여검사’ 사건을 계기로 공직자의 대가성 없는 금품수수도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할 때였다. 당시 법무부는 “형법상 처벌 근거(뇌물죄)가 존재하고 공무원과 일반인을 차별한다”며 반대했지만 그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법이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의 남편 강지원(67) 변호사도 이날 전화통화에서 “지금은 국민이 집단지성을 통해 돈봉투 문화, 공짜 문화를 새로운 문화로 바꿔나가야 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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