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보다 더 무서운 ‘백종원 식당’…“더본코리아 규제 사각지대”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외식사업가이자 방송인인 백종원이 운영하는 ‘더본코리아’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이찬열 의원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9월 현재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빽다방 등 20개 브랜드, 1267개의 직영점 및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1년 374개였던 더본코리아 점포수는 ▷2012년 426개 ▷2013년 490개 ▷2014년 552개로 늘어나다 2015년 1060개로 두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계속 점포수가 증가, 현재 점포수는 5년 전인 2011년에 비해 238%나 폭증했다.

빽다방의 경우 확장 속도가 가장 빠른 커피전문점으로 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 2개, 2014년 25개에 불과했던 빽다방 매장수는 지난해 415개로 급증했다. 1년 새 390개 매장이 새로 생겨난 것이다. 빽다방은 전체 가맹점 가운데 1년이 채 안 된 매장 비율(신규 개점률)이 지난해 기준 94.2%로 1위를 차지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사진출처=OSEN]

외식 대기업인 CJ푸드빌이 국내에서 10여개 브랜드, 22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더본코리아의 확장 속도는 매우 빠르다.

더본코리아는 다수의 브랜드를 앞세워 공격적인 영업을 하면서 매출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더본코리아의 매출액은 1239억원으로 전년(927억원) 대비 약 34% 급증했다. 2013년 775억원에 비하면 60%나 늘어난 규모다.

이처럼 더본코리아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중소기업기본법 상 ‘중소기업’으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 2013년 외식업중앙회의 신청에 따라 한식, 중식 등 7개 음식점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대기업의 사업 진출과 신규 점포 출점 자제를 권고해 왔다. 당시 도ㆍ소매업과 음식점업은 ‘상시 근로자 수 200명 미만 또는 매출액 200억원 이하’인 경우에만 중소기업에 포함된다는 기준에 따라 더본코리아는 대기업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지난해 1월 1일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도ㆍ소매업은 3년 평균 매출액이 1000억원 이하, 음식점업은 400억원 이하로 중소기업 규정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더본코리아는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하루 아침에 기업 분류가 변경됐다. 중소기업청은 더본코리아 매출액 비중 중 도ㆍ소매업이 높다는 이유로 지난해 3월과 올해 4월 중소기업 확인서를 발급했다.

중기적합업종의 규제를 받는 대기업은 신규 출점에 제한을 받지만 더본코리아는 규제를 받지 않아 자유롭게 출점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SPC 파리바게뜨 가맹점은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된 2013년 2월 말 3227개에서 지난해 말 3354개로 3년간 127개(3.9%) 늘어나는 데 그쳤고, CJ푸드빌 뚜레쥬르는 같은 기간 1280개에서 1275개로 오히려 5개(0.4%) 줄어들었다.

반면 더본코리아는 상권이나 거리에 구애받지 않고 출점해 더본코리아의 브랜드가 모여 있는 일명 ‘백종원 타운’까지 여러 곳에 자리잡았다.

문제는 더본코리아의 진출 분야가 김치찌개, 국수, 저가커피 등 주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생계형으로 운영하는 업종에 치중돼 있다는 점이다. 영세 상인들은 박리다매 전략으로 영업하는 더본코리아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뒤처질 수 밖에 없다.

또한 더본코리아의 가맹점주들도 개별적으로는 자영업자들인데, 가맹점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브랜드의 성장세가 꺾이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영세 상인들에게는 대기업보다 ‘백종원 식당’이 더 위협적일 수 있다”며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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