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부실 사업자와 계약…기뢰제거장비 전력 4년 늦춰져

[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방위사업청이 성능 미달의 소해(mine sweeping, 기뢰제거) 장비를 판매하는 업체와 ‘비정상 계약’을 체결, 소해함(MHS·Mine Sweeping & Hunter)의 전력화가 최대 4년 이상 지연된 사실이 밝혀졌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사청이 GMB사와 구매 계약을 번복하면서 소해함 4, 5, 6번 함이 1년에서 최대 4년간 전력화가 지연되고 총 사업비 역시 4893억에서 7022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사청은 주요 항만의 기뢰를 탐색하고 소해함의 국내 건조를 목표로 2010년과 2011년에 소해함에 탑재되는 복합식 소해장비와 기계식 소해장비의 구매 계약을 GMB사와 체결했었다.

GMB사는 이 계약에서 성능 미달의 소해장비를 납품했다. 또 GMB사는 과거 통영함에 성능 미달의 소나를 공급해 물의를 빚은 핵켄코(Hackenco)사 대표이사의 남편이 대표이사로 등기돼 있는 회사이기도 했다.

구매 계약을 주도했던 방사청 내 상륙함사업팀은 GMB사가 제조시설이 없는 공급업체임에도 제조사로 가장해 허위입찰 서류를 제출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소해장비의 견적가가 2015년 기준 1500만 달러(소해장비 3대 기준)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GMB사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해 견적가보다 1038만 달러 비싼 2538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감사원 감사결과(2015.10월)에서도 확인됐듯이 GMB사와의 구매계약 해제는 ▷허위의 입찰서류 제출 용인 ▷부적정한 견적가 선정 ▷담보확보 없이 선지급금 지급 등 방위사업청의 사업관리 부실에 따른 것이다.

또한 구매계약의 경우, 증권 또는 보증서를 받아 채권 회수가 가능한 경우에만 계약 이행 종료 전에 대금을 지급할 수 있음에도 이를 확보하지 않고 선지급금을 지급해 계약 해제 후 회수해야 하는 금액 4065만 달러 중 3292만 달러의 회수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계약 상대방인 GMB사의 자산이 25만 달러에 지나지 않는 페이퍼 컴퍼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편, GMB사는 성능미달 소해장비를 납품하고도 계약해제의 부당함을 주장해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 신청을 했고, 오는 10월 10일 중재판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만일 방위사업청이 패소하게 되면 우리 군은 성능미달의 소해장비 3대를 그대로 도입하거나 계약해제에 따른 배상금을 지불하고 새로운 업체를 선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김 의원은 “온갖 위법 행위를 저지른 회사가 방위사업청과의 계약이 해제되자, 오히려 중재를 신청해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농락당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와 같은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방위사업관리 절차의 적정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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