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사망]경찰, 경고 없는 직사 살수 비판에 “각도 상 그렇게 보인 것”

- “직사와 곡사 같이 했다” 해명

- 판결문엔 경찰 직사살수 위법 지적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이 백남기 농민을 향해 경고살수나 곡사살수 없이 곧바로 직사살수헀다는 야당의 비판에 대해 경찰이 “촬영 각도상 그렇게 보인 것”이라는 다소 궁핍한 해명을 내놨다.

29일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은 지난해 민중 총궐기 대회에서 충남 9호차가 시위대에 살수하는 현장을 찍은 광주 11호 살수차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충남 9호차는 첫 살수부터 31초 가량 시위대를 향해 직사로 쐈다. 이어진 2차와 3차 살수 역시 직사살수였다. 4차 살수 때 백남기농민을 향해서도 직사로 살수했고 백 씨는 물대포를 머리에 맞고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이같은 영상은 경찰이 집회 직후 작성한 ‘살수차 사용 결과 보고서’ 내용과는 상충되는 것이다. 보고서에는 “경고살수 1회, 곡사살수 3회, 직사살수 2회를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집회 당시 살수차 충남 9호에서 직접 물대포를 살수한 한석진 경장은 지난 12일에 열린 백남기 청문회에서 “경고 살수하고 최대한 안전하게 살수했다. 좌우로 왕복하면서 살수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살수의 횟수 등은 기억에 의존하다 보면 착각할 수 있으나, 곡사나 직사 여부는 절대로 착각할 수 없다“며 “7회 직사살수가 왜 어떤 이유로 경고 및 곡사살수로 바뀌어 기재됐는지 사실 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사실을 은폐하고 거짓 보고서로 국회와 국민을 기만한 경찰과 수사 의지가 없는 검찰을 더이상 신뢰할 수 없다. 특검을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곡사와 직사를 같이 했다”며 “찍는 위치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충남 9호차에서 찍은 영상과 상당히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당 영상은 물줄기를 90도 각도 측면에서 촬영한 것으로 직사와 곡사 여부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상태다.

보고서의 내용과 영상이 다른데 대해서는 “운영 요원들이 상황이 끝난게 12시가 넘었고 감찰 조사를 밤새서 받은뒤 충남청에 내려가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기억에 의존해 작성했다”며 운영요원들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록했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CCTV를 보면서 작성해야 할 보고서를 기억에 의존해 작성했다는 것.

그러나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해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린 1심 판결문은 경찰의 직사 살수와 그 위법성에 대해 명백히 밝히고 있다. 판결문은 “경찰은 직사살수를 하는 경우 시위참가자의 가슴 아래 부분을 겨냥해야 한다”며 “이날 백남기의 머리 부분에 직사살수해 그가 바닥에 쓰러지면서 뇌진탕을 입게 했고 쓰러진 이후에도 그에게 계속해 직사살수를 한 사실, 부상을 입고 응급차량으로 옮겨지는 시위참가자와 그 응급차량에까지 직사살수 한 사실은 의도적이든 조작실수에 의한 것이든 위법하다”고 밝히고 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