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부 이번엔 성과연봉제 갈등…박원순 “정부, 갈수록 이성 잃어”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이번엔 성과연봉제를 놓고 정부와 서울시의 갈등이 일고 있다.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에 이어 제2라운드를 맞는 셈이다.

서울시는 지난 29일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등 시산하 5개 공사 노사양측은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를 노사합의로 결정한다고 발표하자 행정자치부와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시 지방공기업, 성과연봉제 반드시 도입해야’라는 제목의 공동 성명을 통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서울시에 성과연봉제 도입 의지를 분명히 하라고 촉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같이 정부가 나서 비판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정부가 갈수록 이성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은행, 학교 등의 공적기관도 그러하지만 특히 공공기관에 당사자와 노동조합과의 충분한 논의 없이 성과연봉제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공기관은 수익만을 목표로 하는 조직이 아니라, 시민이 위임한 공공성의 가치를 지키고 시민안전을 지키는 일이 우선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부실합의라고 비판하며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다”며 “파업에 따른 시민불편을 막고, 노사간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려고 노력해온 저로서는 이런 어처구니가 없다”고 했다. 박 시장은 “노사와 서울시의 노력에 칭찬은 못할망정 합의와 파업종결을 폄하하고 불이익 운운하는 중앙정부, 제 정신 맞나?”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서울시도 정부의 비난이 나오자 오후 2시 브리핑을 통해 서울시 투자기관 성과연봉제 도입에 관해 다시 한번 노사합의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장혁재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시민불편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지하철 파업종료에 합의한 노사의 고민어린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어떤 경우에도 충분한 논의와 합의 없는 일방적인 정책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노동의 질이 대시민 서비스 질로 이어지는 공공기관의 경우는 노사의 원만한 합의를 통한 정책결정이 더욱 중요하다”며 “성과연봉제 도입 역시 소통을 통한 노사 간 합의가 제1의 원칙이다”고 강조했다.

29일 서울시 산하 5개 공사 노사의 집단교섭 합의안은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는 단위 기관별 노사합의로 결정 ▷저성과자 퇴출제 등 성과와 고용 연계하는 제도는 시행하지 않음 ▷지방공기업 자율경영 확대 및 중앙정부 공공기관과의 처우 격차 해소 노력 ▷서울시, 노사정모델협의회에 적극적인 지원 요청 등의 내용을 담았다.

서울시는 지난 2015년 12월, 19개 투자ㆍ출연기관의 노사가 모두 함께 참여해 체결한 ‘노사정 서울협약’에서도 취업규칙, 근로조건 변경 등에 대한 노사합의를 중시한다는 약속을 분명히 명시한 바 있다.

장 실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성과연봉제 도입 역시 이러한 상호 존중의 약속에 따라 노사합의를 원칙으로 논의가 진행돼 왔다”고 했다.

이어 “지난 두 달 간 서울시 5개 투자기관 경영진과 노조대표는 총 7차례의 집단교섭, 전문가로 구성된 조정위원회를 통한 중재를 거쳤다”며 “어제(29일) 발표된 노사합의문은 이러한 고민과 노력의 결과였다”고 밝혔다.

노동정책은 노사 간 자율적이고 충분한 협의의 기반 위에 서야 최종적인 성공에 이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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