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는 거짓말쟁이” 정권 비판한 교사에 日 교육위, 개선지도 요구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교육위원회가 도립고등학교 수업 중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를 비판한 교사에게 수업내용 개선을 위한 학교 차원의 지도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케이(産經)신문은 29일 홋카이도 교육위원회가 수업 중 아베 내각을 비판하는 어조의 글을 쓴 교사에게 “중립성이 의심된다”며 학교에 지도교육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홋카이도 교육위에 따르면 해당 교사는 지난 6월 말 공민과(역사 및 사회분야) 수업에서 소비세율 인상안이 재연기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학생의 질문에 “아베는 거짓말을 했다”라고 답했다. 그는 칠판에도 이 같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교사는 수업이 끝난 뒤 자신이 칠판에 적은 글을 지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위는 이전에도 해당 교사가 수업시간에 집단적 자위권에 반대하는 집회시위 영상자료를 수업 시간에 공개했다며 정치적인 중립성에 의심이 간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9월 일본 시민들이 안보 관련 법 제ㆍ개정안을 성립한 아베 내각에 반발해 ‘아베 정권을 용서할 수 없다’고 적힌 종이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사진=blogos.com]

홋카이도 교육위는 해당 교사가 “정치적으로 치우쳐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해당 학교의 교장에게 수업 내용을 개선하고 학부형에게 해당 사항을 공지할 것을 지시했다. 학교 측은 교사를 둘러싼 사건 경위를 설명하는 공문을 학생보호자들에게 지난 8월 배포했다.

일본 교육위원회는 교사나 공직자의 정치적 개입을 금지하고 있다. 특히 교사의 경우, 특정 정당이나 인물에 대해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발언을 할 수 없다. 교사가 특정 정당이나 인물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발언을 했을 경우 이처럼 교육위원회에 회부돼 경고나 징계를 받는다.

지난 6월 홋카이도의 한 시립중학교의 직원실 게시판에는 ‘욱일기ㆍ기미가요의 ‘강제’ 반대’ 등 일왕을 신성시하거나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 전시에 반대하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홋카이도 교육위는 해당 게시물이 ‘특정 인물이나 정당을 반대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극우매체인 산케이(産經)신문은 “전문가들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교육위이 결론을 비판했다.

한편, 지난 6월 초 오사카(大阪) 지방법원은 학교 졸업식에서 기미가요 제창 때 기립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직 6개월과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은 한 부립학교 교사가 징계취소를 요구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학교 측이 “사상 신조와 교직원의 신분 중에 양자택일하도록 압박해 헌법이 보장하는 사상ㆍ양심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침해했다”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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