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노량해전 작전계획서 최초 공개 “일본수군 상대 선제공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최후의 결전인 노량해전을 앞두고 수립한 작전계획서가 최초 공개됐다.

이 작전계획서에서 충무공은 일본군을 퇴각시키기 위해 출정한 일본 수군을 선제공격해 일본군의 퇴로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무시무시한 전략을 수립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한 명의 왜군도 살려서 돌려보내지 않겠다‘는 이순신 장군의 비장한 결의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는 30일 전남대 이순신해양문화연구소와 공동으로 전남대 여수캠퍼스에서 ‘정유재란 시기 여수반도 해전과 조명연합군’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이순신 장군의 작전계획서를 처음 공개했다.

[사진=영화‘명량’스틸컷]

해당 내용은 박현규 순천향대 교수의 ‘장안왕씨종보에 수록된 선조, 이덕형, 이순신 간찰 고찰‘ 제하의 논문에 수록된 것으로 당시 선조, 이덕형, 이순신 등이 명나라군의 기무부대격인 감군(監軍)의 왕사기에게 보낸 간찰(서신) 8통을 연구하면서 드러났다.

작전이 수립된 1598년 10월은 조선군과 명나라군의 연합 작전에 의해 전남 순천에 고립된 고니시 유키나가의 군이 일본으로 퇴각하기 위해 명나라 장수들에게 금품을 갖다바치며 목숨을 구걸할 때였다.

당시 삼도수군통제사로서 오늘날의 해군 총사령관격인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최후의 결전을 예감하고, 이들의 퇴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일본 수군 선제공격작전 계획을 수립했다. 이 계획은 한달 뒤인 1958년 11월 19일 열린 노량해전에서 실행돼 퇴각하는 일본군에게 치명타를 입혔다.

당시 조명연합군 사령관격인 명나라 제독 유정, 명나라 해군 최고지휘권자인 수군도독 진린은 전남 순천 왜교성에 고립된 고니시 유키나가군의 이런 제안을 받아들여 금품을 받고 일본군의 퇴로를 열어주고자 했다.

명나라군으로서는 군자금을 확보하는 한편, 일본군을 다시 일본으로 돌려보내 전쟁을 매듭지을 수 있는 일거양득의 작전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은 명군 최고 지도부의 이런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미 임진왜란으로 인해 수많은 조선 백성들이 살육당하고, 온 국토가 전란에 싸여 폐허가 된 상태에서 일본군에게 퇴로를 열어준다는 것은 조선수군 수장으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수치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당시 이순신 장군은 일본 수군 선제공격작전 계획을 담은 문건을 당시 좌의정 이덕형에게 보냈다. 이 문건은 다시 명나라 감군 왕사기에게 전해졌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은 왕사기가 받은 문건을 후손들이 족보인 장안왕씨종보에 수록해 현존하게 된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에 발굴된 문건은 국내외에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라며 “현존하는 조선왕조실록, 이충무공전서, 나중일기, 이덕형의 문집 등 국내 임진왜란이나 정유재란 관련 사료에서 찾아볼 수 없는 유일한 사료로서 역사적, 전쟁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김경록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군 지휘체계에서 감군이 핵심적 역할을 했으며, 소극적인 명군을 설득해 일본군 퇴로를 차단, 섬멸하고자 했던 이순신 장군의 작전의지를 보여주는 자료로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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