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은 가족…정년없는 회사 꿈꾸는 ‘교육프런티어’

유도선수→부상 은퇴→방황→출판영업사원→창업 후 국내 첫 ‘코칭’ 학습기법 도입 혁신 선도…김영철 동화세상에듀코 대표의 ‘100년 기업론’

과거 그의 명함에는 매출액 1000억원, 신사옥 준공이란 비전이 10년 동안 담겨 있었다. 그 비전을 응원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비웃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그 비전을 비웃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그가 운영하는 기업의 매출액은 이미 몇 년 전에 1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고, 지난해에는 서울 한복판에 지하 2층ㆍ지상 17층 규모의 사옥이 세워졌다. 이제 그의 명함에는 매출액 1조원, 20개 계열사 글로벌 그룹화 등 새로운 비전이 담겨 있다. 교육전문기업 동화세상에듀코의 김영철 대표에 대한 이야기이다.

1995년 설립된 동화세상에듀코는 교육전문기업으로 출발해 온ㆍ오프라인 통합교육시스템을 구축, 국내 최초로 ‘코칭’ 기법을 더한 학습 개념을 도입해 국내 교육 시장에 혁신 바람을 일으켰다. 교육시장이 점점 줄어들고 침체되는 가운데에서도, 동화세상에듀코는 매년 20% 이상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4800여 직원을 거느린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서울 신설동 동화세상에듀코 사옥에 있는 김 대표의 사무실은 사옥의 가장 낮은 층인 2층에 자리 잡고 있었고 넓지 않았다. 기업 대표 사무실이 대개 사옥의 가장 높은 곳의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과 대비되는 공간이었다. 서서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진 책상도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는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동화세상에듀코도 없었을 것이다. 그것이 내 사무실이 사옥의 가장 낮은 곳에 마련돼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준비 없이 세상 밖으로 나온 유도선수의 새로운 도전= 김 대표는 한 때 유도선수로 활동하며 국가대표를 꿈꿨었다. 그러나 김 대표는 갑작스러운 무릎 연골 부상으로 20대 초반에 선수 생활을 그만둬야 했다. 당장의 생계를 걱정해야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 김 대표는 출판사 공장 직원으로 입사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영업사원으로 근무하게 됐다.

“부상 후 다시 고향(강원도 양구군)으로 돌아간 뒤 좌절과 방황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먹고 사는 일이 급해지니 그럴 시간도 없어지더군요. 다시 서울로 올라와 취업을 하게 됐는데 첫 직장이 출판사였습니다. 새로운 직종에서 반드시 성공해 잃어버렸던 명예를 찾고 싶었습니다. 회사 선배들에게 가장 전망 있는 부서가 어디냐고 물어보니 영업부서를 추천해주더군요. 그때부터 영업부로 옮겨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가 1980년 21살 무렵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동료들이 아는 것 없는 운동선수가 어떻게 책을 팔 수 있겠느냐며 무시했다. 김 대표는 그런 편견을 불식시키기 위해 날마다 열심히 각종 분야의 책을 읽으며 지식을 쌓는 한편, 누구보다 열심히 현장 영업을 다녔다. 그 결과 김 대표는 사내에서 무려 10년 간 영업 실적 1위를 기록하며 억대연봉자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처음에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을 많이 겪었지만, 운동을 했던 시절의 정신력으로 오기로 버텼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제가 일했던 출판사는 직원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출신과 상관없이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곳이었습니다. 이 같은 경험은 창업 이후 직원들을 대하는 자세에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잘나가던 샐러리맨의 뜻하지 않은 창업과 새로운 도전= 그러나 90년대로 들어오면서부터 시장 상황이 변했다. 각 가정을 돌며 전집을 방문판매하는 기존의 영업 방식이 막이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김 대표의 창업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회사에 뼈를 묻을 생각으로 일해 왔는데,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회사의 업종이 바뀌었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사라지니 회사에 더 이상 머무를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얼떨결에 창업을 하게 된 셈이죠.”

김 대표가 노린 것은 틈새시장이었다. 김 대표는 새로운 교육시장이 형성되는 것에 주목했다. 아동용 교재를 판매하던 김 대표는 단순한 교재 판매에서 벗어나 학습교사가 직접 가정에 방문해 아이들을 일대일로 가르치는 사업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여기에 ‘코칭’ 개념을 도입해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설립 첫 해 10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1400억원으로 급증했다.

동화세상에듀코의 사업 영역은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코칭스쿨을 비롯해 비즈니스코칭, 진로코칭, 취업역량코칭, 리더십코칭, 유학코칭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초ㆍ중ㆍ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일대일 맞춤형 학습코칭 프로그램 ‘상상코칭’을 선보였다. 상상코칭은 ‘학습ㆍ진로ㆍ인성’ 에 대한 청소년 전문 프로그램이다. 단순하게 지식을 전달하는 수준이 아닌 스스로 공부 하는 방법을 깨워주고 코칭을 통해 공부하는 목적을 발견하게 해주는 데 의미가 있다. 학생이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을 선택해 학습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며 분석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돕는다.

“지금도 교육 현장에선 획일화된 교육과 주입식 교육이 만연하고 있습니다. ‘코칭’이라는 용어는 스포츠에서 유래한 것으로, 기술적인 방법보다 잠재의식에 집중합니다. 열심히 공부만 하는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이 원하는 진로에 대한 코칭, 학생에게 맞는 학습방법을 찾는 학습코칭, 올바른 가치관을 위한 인성코칭으로 행복한 청소년이 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동화세상에듀코의 ‘코칭’입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기주도학습 방법을 익히게 됩니다.”

▶“직원이 성장해야 회사가 성장한다”= 김 대표가 사업을 시작하며 가장 노력한 부분은 직원 교육이었다. 교육사업에서 성공하려면 직원들부터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인성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었다. 동화세상에듀코는 창업 당시 피닉스 리더십,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등 해외 라이선스 교육을 도입한 이래 2014년 창조프로세스 교육, 2015년 감사 행복 나눔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전국의 모든 직원들이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구축해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직원성장’과 ‘인재양성’을 회사의 가장 큰 사명과 가치로 꼽았다.

“동화세상에듀코는 직원 채용 시 스펙 보다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소양과 인성을 중시합니다. 채용은 수시로 이뤄지며, 현장에서 실무 책임자들이 채용을 담당합니다. 직원 채용 후 직무교육, 리더십, 자기개발, 인성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3년 가까이에 걸쳐 진행합니다. 직원 교육은 동화세상에듀코를 성장시키는 근원이자 원동력입니다. 직원과 회사가 서로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 즉 회사는 직원을 양성하고 역량이 커진 직원이 회사를 키우는 선순환 시스템이야 말로 경쟁력이자 회사의 꾸준한 성장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동화세상에듀코에는 정년이 없다. 아직까지 정년을 맞은 사원은 없지만, 특별히 정년을 두지 않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의지이다. 또한 부서와 직급에 따라 5주까지 휴가를 가는 것도 가능하다. 김 대표는 세상을 조금 더 경험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여행을 권장하고 있다.

“우리는 삶을 살기 위해 태어난 것이지, 무언가를 소유하기위해 태어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소유에 집착하다보면 자신을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목표에 대한 성취 욕구도 있어야 하지만, 생각이 유연해야 합니다. 직원들을 창조적인 사람으로 육성하고 싶습니다. 창조는 자신과 타인의 관계 속에서 지식과 지식이 융합될 때 이뤄집니다. 이를 위해 저는 직원들에게 여행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직원들이 세상을 더 많이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저 방향만 제시할 뿐입니다.”

▶직원의 미래와 행복 위한 사업 다각화 비전= 김 대표의 사무실 벽에는 100년 달력이 걸려있다. 이 달력은 동화세상에듀코의 설립년도인 1995년부터 2095년까지의 달력이 빼곡하게 담겨 있다. 김 대표의 동화세상에듀코를 100년 이상 가는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목표 하에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내년 4월까지 대형 오피스텔 건물을 준공해 임대사업에 나선다. 또한 김 대표는 일본에서도 임대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중국에선 국제학교를 운영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도 김 대표는 중국에 카페를 개장하며 외식사업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2021년까지 매출액 1조원, 현재 280개인 지사의 수를 1000개까지 늘리고 계열사를 20개까지 늘려 글로벌 그룹화를 시도할 예정입니다. 세상은 늘 변하기 때문에, 한 가지 사업만으로는 기업의 영속성을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사업을 다각화 하는 이유는 결국 직원의 행복과 미래를 위한 발걸음인 셈입니다. 3만 직원을 선한 리더로 육성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그룹을 만들고 싶습니다.”

김 대표는 내년부터 동화세상에듀코의 본격적인 그룹화를 시도한다. 그룹의 이름은 줄기를 의미하는 ‘바인(VEIN)’으로 정해졌다. 동화세상에듀코는 ‘바인’의 주요 계열사가 될 전망이다. 김 대표의 명함에 새겨진 ‘동화세상 100년 기업 20개 계열사 글로벌 그룹화’라는 첫 번째 비전이 첫 발을 떼는 것이다.

정진영 [email protected]

사진=윤병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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