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집회 시위 금지‘ 옛 집시법 조항 “위헌”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하고 처벌한다’는 내용의 옛 집회및시위에관한 법률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왔다.

29일 헌법재판소는 구(舊)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 3조 1항 2호와 3호에 대해 낸 위헌법률심판사건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로 위헌 판결했다.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 3조 1항 3호는 ‘누구든지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집회 및 시위를 주관하거나 개최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했다. 같은 법 3조 1항 2호에서는 ‘재판에 영향을 미칠 염려가 있거나 미치게 하기 위한 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했다.

재판부는 이같은 조항의 내용이 모호해 집회 시위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명확하지 않은 용어를 사용했고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설정할 기준도 제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집회’를 금지한 조항에 대해서는 “규제대상인 집회 시위의 목적이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아 집회·시위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일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경우 처벌 가능해 진다”며 “사실상 사회 현실이나 정부정책에 비판적인 사람들의 집단적 의견 표명 일체를 봉쇄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재판에 영향을 미칠 염려가 있는 집회’를 금지한 조항에 대해서도 사실상 집회시위의 자유가 박탈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 재판부는 결론내렸다. 


재판부는 “집회 시위의 시간과 장소 및 특정 행위를 규제한 다른 조항이 있었음에도, 규제되는 집회에 대한 아무런 기준도 제시하지 않아 법 집행기관이 자의적으로 처벌대상을 정할 수 있도록 여지를 열어뒀다”며 “이로 인해 사실상 재판과 관련된 집단적 의견 표명 일체가 불가능하게 돼 헌법이 모든 국민에게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가 실질적으로 박탈된다”고 덧붙였다.

헌법소원을 낸 A씨등은 1970년대 시위를 하던 중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이듬해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이들은 지난 2013년 재심을 받던 중 “집회시위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며 이 법률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고, 전주지법과 서울고법은 신청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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