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한달, 한진해운의 운명은?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 높지만, 주요 자산 매각해 살리는 방식 거론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돌입한지 한달이 되면서 한진해운의 운명에 관심이 쏠린다. 물류대란이 점차 수습되고 있지만, 화주들이 이탈하고 물류망이 무너지면서 한진해운의 존속 가치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한진해운의 국적1위 선사로서 상징성과 유ㆍ무형의 보유 자산을 감안해 완전 파산보단 우량 자산을 떼다 파는 매각 방식으로 회생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1일 법원과 해운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전세계 곳곳에서 물류대란이 발생하면서 물류망이 붕괴됐다고 보고 이를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해운업과 정기선의 특성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기선 운항은 정시성이 가장 중요한데 한진과 한국 정부가 그 원칙을 깨뜨린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몇십년 동안 쌓은 화주와의 신뢰가 한순간 무너졌다”고 말했다. 화주뿐 아니라 해외 채권자들의 선박 압류, 용선주들의 선박 회수, 해운동맹 퇴출 등이 이어지면서 정상 영업도 불가능해진 상태다.

때문에 법원도 한진해운의 우량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의 회생을 고려중이다.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김정만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28일 한진해운의 조사위원과 면담해 회사 매각 가능성 등을 검토했다. 매각 방식은 경영권 전체를 넘기는 것이 아니라 일부 우량자산만 분리해 매각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이미 상당한 부채를 떠안고 있고, 영업망 붕괴 등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통매각을 할 경우 인수할 곳이 없을 것”이라며 “자산 가운데 터미널 지분이나 선박 등 우량자산을 분리해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는 채권단의 자율협약 절차를 거쳐 클린 컴퍼니로 거듭나고 있는 현대상선이 한진해운 자산 매입의 우선 순위 주체로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의 우량 자산으로는 미국 서부해안 롱비치터미널 지분 54%가 손꼽힌다. 그외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지분 25%, 일본 도쿄, 오사카, 대만 가오슝 등의 항만을 운영중인 HPC 지분 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가 한진해운 인수를 노릴 것이라는 외국 투자은행의 전망도 나왔다. 투자은행 제퍼리스인터내셔널 소속 애널리스트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한진해운 인수를 감당할 자금 여력이 있는 유일한 선사가 머스크라며, 이 회사가 한진해운의 영업망을 토대로 자사 네트워크를 보완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분석에 힘입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한진해운 주가가 이틀 연속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인수합병(M&A)이 회생 방안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지만 청산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무엇보다 매각 대상으로 꼽히는 우량자산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를 면밀히 따져야 실제 M&A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진해운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물류대란을 완전히 해소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중간 실사 보고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법원이 최종 판단을 내리기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서 “여러 추측이 있을 수 있겠지만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지금은 물류대란을 안정화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11월 4일에는 한진해운의 계속·청산가치가 담긴 중간 실사 보고서가 나온다. 또 한진해운은 12월 23일까지 법원에 회생 계획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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