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 “국익 해칠 우려없다” vs 法 “군 사기저하”

-14년만에 한국행 꿈꾼 유승준 또 무산

-법원 “유 씨, 병역 피하려 美 시민권 취득 맞다”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병역기피 논란으로 국내 입국이 제한된 가수 유승준(40) 씨가 대한민국 입국비자를 발급해달라며 주 로스엔젤레스(LA) 총영사관 총영사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김용철)는 30일 유 씨가 청구한 사증발급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14년 만에 한국 입국을 꿈꿨던 유 씨의 계획은 또 한번 무산됐다.

유 씨는 “국내에 들어와 연예활동을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이익 등을 해할 우려가 없으므로 출입국관리법이 정한 입국금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사진=OSEN]

재판부는 “국방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미국 시민권 취득으로 병역 의무를 기피한 유 씨가 국내에 입국해 연예활동을 할 경우 국군장병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청소년들에게 병역기피 풍조를 낳게 할 수 있다”며 입국금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동안 유 씨는 자신의 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이번 소송을 통해서라도 그동안 병역기피 의혹과 관련해 쏟아진 근거없는 비난에 대해 해명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비난들의 상당 부분은 잘못된 사실관계에 근거한 것’이라며 ‘이번 행정소송에서 그러한 허위주장과 비난들이 잘못됐음을 밝히고 잘못에 대해선 용서를 구하겠다’고 설명했다. 병역 의무를 피하려고 일부러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는 세간의 비난에 대한 반박이었다.

이 부분은 재판에서도 주요 쟁점이 됐다. 하지만 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유 씨는 병역 의무를 기피하려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2002년 2월 유 씨가 시민권을 취득한 후 진행한 인터뷰 등을 근거로 “유 씨는 미국에서 생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가수로 활동하기 위해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봤다.

또 “유 씨가 병역법 개정 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고서는 국내에서 가수활동을 하면서 병역을 면제받을 길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판단했다.

법원에 따르면 당시 유 씨는 공익근무요원 소집기일이 임박한 상황에서 국외여행 허가를 받고 미국에 들어간 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면서 병역을 면하게 됐다.

1997년 21세에 국내에서 가수로 데뷔한 유 씨는 5년간 활동하며 큰 인기를 누리다 지난 2002년 1월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얻으면서 병역을 면제받았다. 법무부는 유 씨가 병역기피 목적으로 국적을 포기했다고 보고, 같은해 2월 출입국관리법에 의거해 입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후 유 씨는 지금까지 14년째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재외동포들에게 발급되는 F-4 비자를 LA 총영사관에 신청했지만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부당함을 느낀 유씨는 결국 국내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데 이르렀다.

현행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재외동포법) 5조 2항은 ‘대한민국 남자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국적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을 잃어 외국인이 된 경우 국내에서 체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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