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일가족 변사사건, 초등생 찾고도 미제 될까 ‘캄캄’

[헤럴드경제] 대구 일가족 3명 변사사건이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2일 대구 수성경찰서 등에 따르면 어머니와 함께 집을 나선 뒤 사라진 초등생이 실종 13일 만에 어머니, 누나에 이어 숨진 채 발견됐지만 뚜렷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일가족 3명이 모두 숨졌는데도 사망하기까지 어떤 배경도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낙동강 사문진교 하류 2㎞ 지점에서 실종 초등학생 류정민(11ㆍ4학년)군 시신을 발견했다.

어머니 조모(52)씨와 같은 달 1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물동 집을 나선 지 13일만이다.

이번 사건이 드러난 것은 지난달 20일 어머니 조씨가 경북 고령군 낙동강 변에서 숨진 채 발견되고 나서다. 조씨에 대해 수사하던 경북 고령경찰서가 대구에 있는 류군 학교를 찾았다가 류군이 며칠간 학교를 나오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류군 소재 파악에 나선 수성경찰서가 이튿날 집을 뒤지다가 류군 누나(26)가 백골 상태로 이불과 비닐에 싸여 베란다 붙박이장에 은닉된 사실까지 알게 됐다.

조씨와 류군 누나 시신을 부검한 결과, 별다른 외상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조씨가 평소 우울증을 앓았던 점 등으로 미뤄 스스로 강에 투신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류군 누나가 어째서 숨진 채 붙박이장에 감춰졌는지는 의문이다.

부검 결과, 별다른 외상 흔적은 없지만, 백골 상태가 상당히 오래돼 사인을 추정하기 어렵다는 소견이 나왔다.

경찰은 실종된 류군을 찾아 어머니 조씨와 누나 사망, 누나 시신 은닉 경위 등을 파악하려 했지만 류군 마저 끝내 시신으로 발견돼 미궁에 빠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류군 시신을 부검한 결과, 외력에 의한 외상은 없으며 부패 등으로 강물이 몸 안에 들어간 상태여서 부검만으로는 익사 소견을 내기 어렵다고 1차 소견을 냈다.

정밀 감식까지는 한 달가량 걸릴 것으로 보이나 그때도 자세한 사인이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대구 팔달교 인근 상점 폐쇄회로(CC)TV에서 조씨와 류군의 마지막 모습이 확인됨에 따라 모자가 강에 빠진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팔달교를 중심으로 이들을 본 목격자를 찾고 있다.

또 아파트 주민, 류군 학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씨와 류군이 숨지게 된 배경을 알만한 인물이 있는지 탐문하고 있다.

경찰은 “추후 수사에서 목격자를 찾거나 시신 정밀 감정 과정에서 특별한 단서가 나오지 않으면 이번 사건의 의문은 풀기 어렵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조씨 등 일가족이 모두 숨져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류군은 3년 이상 학교에 다니지 않고 홈스쿨링을 해오다 지난달 처음 등교해 수일간 학교에 다녔다.

집에서는 “유서. 내가 죽거든 십자수, 색종이 접기 책을 종이접기를 좋아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세요”라고 류군이 쓴 메모가 나왔다.

류군에게는 헤어진 아버지 등 다른 가족이 있지만 8년 전부터 연락이 끊기다시피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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