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미르재단 설립 개입 정황 속출…‘유언비어’인가, ‘의혹제기’인가

[헤럴드경제] #. ‘재단법인 미르’라고 들어봤는지 모르겠다. 지난달 문을 연 문화재단이다.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한류를 넘어 음식과 의류, 라이프 스타일 등 다양한 분야의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며 정부가 주도해 세운 조직이다. 당연히 정부 재정이 투입됐어야 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등 16개 기업이 486억원을 출연했다. 기업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문화융성정책에 화답한 결과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과연 그럴까. 몇몇 기업에 물었다. 미르에 왜 돈을 냈냐고. 답은 “내라니까 냈다”였다. 누가 내라고 했느냐고 다시 물었다. “다 아시면서”라는 꼬리 없는 답이 돌아왔을 뿐이다.

지난해 11월 한 유력경제지의 칼럼은 이같이 밝히고 있다. 칼럼은 미르재단이 “정부가 주도해 세운 조직”이라며 “대한민국을 문화국가로 용솟음치게 하겠다는 원대한 포부가 나쁠 리 없다. 그 비용을 왜 기업들에게 떠넘기는가”고 비판했다. 미르재단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주도로 설립됐다는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의 주장과는 상반된다. 

<사진1> 2015년 11월 18일 한 경제지의 칼럼에서‘재단법인 미르’를 소개하며 ‘정부 주도의 조직’이라고 밝혔다.

외국의 경제단체도 미르가 정부 주도로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프랑스의 지역 상공회의소인 파리일드프랑스상의는 지난 6월 대한상공회의소(KCCI), 한불상공회의소(FKCCI)와 세 기관 사이의 ‘협력과 상호 지원에 대한 합의 체결’ 보도자료를 배포했다.해당 보도자료 말미에는 경제단체 사이 업무 협약에 앞서 파리일드프랑스상의가 미르재단과도 협약을 맺었다고 밝히고 있다. 단체는 미르재단이 “한국 정부가 주도하고 19개 한국 기업이 지원한다”(créée à l‘initiative du gouvernement coréen, financée par les 19 premiers groupes privés en Corée)고 전했다. 

프랑스 지역 상공회의소인 파리일드프랑스상의의 6월 3일 보도자료. 단체는 보도자료 말미에 미르재단에 대해 "한국 정부가 주도하고 19개 한국기업이 지원한다"고 소개했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지난달 22일 “미르와 케이스포츠는 기업들이 지난해 여름부터 논의를 시작해 자발적으로 설립한 재단”이라며 “문화·스포츠 재단은 기업 의견을 모아 (내가 낸) 아이디어로 설립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르와 케이 스포츠 재단을 둘러싸고 청와대 개입 의혹이 계속 제기되자 전경련은 재단을 해체하고 새로운 통합 재단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30일 전경련은 “최근 미르와 케이스포츠 재단의 운영 상황을 자체 진단할 결과, 문화·체육 사업 간에 공통부분이 많고 조직구조, 경상비용 측면에서 분리운영에 따른 비효율이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10월 중에 두 재단을 해산하고 문화와 체육을 아우르는 750억원 규모의 새로운 통합재단을 설립하는 법적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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