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법정관리 한달, 여전한 물류대란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글로벌 7위 규모의 국적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돌입한지 한달이 됐지만, 전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물류대란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그나마 선박이 억류되고 하역 작업 거부로 빚어진 혼란은 잦아든 모습이지만, 정부는 한진해운 선박에 실린 화물을 완전히 내리는데 1달여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있다.

해양수산부와 한진해운에 따르면 29일 오후 6시 기준 컨테이너 97척, 벌크 33척 중 하역을 완료한 선박은 컨테이너선 52척, 벌크선 40척이다. 지난달 초 90여척을 넘었던 한진해운의 비정상운항 선박 숫자는 28척으로 줄었다. 


하지만 하역 속도가 문제다. 주요 국가에서 선박 가압류 금지명령(스테이오더)이 발효되고 일부 항만에서 하역 작업을 재개했으나 속도가 더딘 탓에 하역 완료율이 절반을 겨우 넘겼다.

아직 컨테이너를 내리지 못한 45척 중 국내 항만으로 돌아올 예정인 선박이 27척, 스페인·독일·싱가포르 등 거점항만 인근에서 하역을 위해 입항을 기다리는 집중관리 대상 선박이 18척이다.

스테이오더는 현재까지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 4개국에서 발효됐다. 싱가포르에서는 잠정승인이 떨어졌으나 최종 승인이 미뤄지고 있고, 호주는 일시적으로 승인했다가 스테이오더가 풀린 상태다. 한진해운은 벨기에서도 스테이오더를 신청해 현지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으며 네덜란드, 스페인, 이탈리아, UAE, 호주, 인도, 캐나다 등에서도 계속 스테이오더를 신청할 계획이다.

한진해운이 화물 하역에 쓸 수 있는 자금은 회사 시재금 약 600억원과 외부 지원금 총 1600억원 등 총 2200억원이다. 외부 지원금은 가까스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400억원)과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100억원)의 사재출연에 대한항공이 600억원 대여했고, 산업은행이 500억원 빌려주기로 약정하면서 마련됐다.

법원 추산에 따르면, 물류대란을 해소하기 위한 최소 자금은 2700억원~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법정관리 돌입 당시 추산한 1700억원에서 1000억원 이상 불어났다. 매일 24억가량 붙는 용선료(배를 빌려쓰는 비용)가 포함된 비용으로, 용선료를 제외한 순수 하역비만 따지면 2300억원대다. 여기에 내린 화물을 최종 목적지로 배송하는데만 추가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한진해운 소속 컨테이너선의 90% 이상에서 하역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이미 확보한 자금을 다 소진할 경우 추가분을 어떻게 마련할지 계획이 서지 않은 상태다.

자금 마련만큼 중요한게 바로 타이밍이다. 안그래도 물류대란 해소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친 상태에서 자금 투입이 더 늦어지면 화주들의 소송이 줄이을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까지 제기된 화주들의 손해배상 청구액만 1조원에 달한다.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한진해운 선박에 실린 물건은 약 140억달러(16조원) 규모로, 보통 약정된 운송 시점에서 3∼4주가 지나면 화주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진해운 사태 피해·애로 신고를 접수 중인 코트라·선주협회·무역협회·중소기업청의 자료를 종합하면 이들 접수처에 현재까지 들어온 신고 건수는 총 854건이다. 선주협회와 무역협회가 접수한 피해 건수는 474건으로 상품가액은 모두 2억1347만달러(약 2300억원), 운송 지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부담금액은 2억5645만 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정됐다.

이같은 피해를 감안해 법원 측도 물류대란이 앞으로 1~2주내로 해결돼야 한다고 보고있다. 파산부 관계자는 “만일 물류대란이 해결안되면 공익채권 때문에 하역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며 ”그 때는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도 효과가 없으니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화물을 다 내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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