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경, ‘나비스코의 저주’ 풀었다…골프 인생 새출발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LPGA 김인경이 ‘나비스코의 저주’를 푸는데는 4년6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MLB 보스턴레드삭스가 ‘밤비노의 저주’를 푸는데는 무려 86년이나 걸린 점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김인경(28ㆍ한화)이 2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아시아스윙’ 첫 대회인 레인우드 클래식(총상금 210만달러)에서 정상에 올랐다. 2010년 11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3승째를 달성한 뒤 약 6년만의 감격이다.

▶최소 한 시즌 2승 정도는 해야 선정될 수 있는 한국 여자골프 국가대표에 4년간 우승 기록 없이 뽑혔던 2014년의 김인경(오른쪽 첫번째)

2012년 4월초 미국 캘리포니아주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열린 크래프트 나비스코 대회 최종라운두 18번홀 그린에 올라 30㎝ 파 퍼팅을 실패하면서 연장 끝에 우승을 내준 ‘나비스코의 저주’에 걸린지 4년6개월만의 우승이다. 현재 ‘나비스코’ 라는 이름은 사라지고, 이 대회 이름은 ‘ANA 인스퍼레이션’으로 바뀌었다.

김인경은 2013년 기아클래식 연장전에서 ‘2온’하고도 ‘3온’으로 볼을 홀컵에 넣은 레카리에게 우승컵을 내줬고, 2014년 포틀랜드 대회에서는 2m 파퍼팅에 실패해 오스틴 언스트에게 무릎을 꿇는 등 세계정상급 기량을 보이고도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2014년에는 상금랭킹 2~5위에 오르내렸지만, 우승 기록만 빠졌다.

김인경은 4년간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잘 치고도 불운에 울었고, 지난해 한때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김인경이 올들어 지난 9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ISPS 한다 레이디스 유로피언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것은 징크스의 종말 선언이자, 재기의 신호탄이었다.

김인경은 LET 우승에 이어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6위를 기록하면 완전한 회복세를 알렸다.

이번 레인우드 클래식에서도 2m의 버디 퍼트가 열쇠였다. 2014년 포틀랜드 대회때에는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성공시키며 2위 허미정을 한 타 차로 따돌렸다.

▶이제는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김인경의 2012년 미셜힐스 충격.

김인경의 이번 우승은 ‘아리아 주타누관효과’로 나타날 것 같다.

아리아 주타누관은 2013년 가을 자국에서 열린 ‘아시아스윙’ 혼다 타일랜드 대회에서 17번홀까지 3타차로 앞서나가다 18번홀에서 트리플보기를 범하며 우승컵을 박인비에게 내줬다. 그러나 3년간의 심리재활훈련을 거친 끝에 올해 3개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는 등 현재 리디아고(뉴질랜드ㆍ한국명 고보경)와 세계랭킹 1,2위를 다투고 있다.

김인경은 이번 우승을 계기로 골프인생을 새로 시작할 것 같다. 만 28세인 김인경은 우리 나이 서른 즈음에 여자골프의 전성기라는 20대보다 더 많은 우승을 기록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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