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예우 고리끊기①] 전관예우, 20년전에도 있었다…몰래변론ㆍ거액수임 ‘천태만상’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 로비에 홍만표 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과 최유정 전 전주지방법원 부장판사 등 이른바 ‘전관(前官) 변호사’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큰 파문이 일었지만, 우리 정치권과 법조계는 여전히 후속 대책 마련에 미온적이다. 속절없이 시간이 흘러가는 가운데 진경준 검사장, 김형준 부장검사 등 현직 검사가 줄줄이 구속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문제는 이 같은 법조계 전관예우 범죄가 타락이 사법체계의 국민적 신뢰도를 저하시킬 뿐 아니라, 현직과 연계된 대형 비리사건을 촉발하는 주된 요인이라는 점이다. 과연 전관예우를 근절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정운호 게이트’의 핵심인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운데)와 최유정(왼쪽) 홍만표(오른쪽) 변호사. 법조계 최악의 스캔들 중 하나로 기록될 이번 사건은 뿌리깊은 ‘전관 예우’와 ‘고액 수임료’ 등의 문제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계기가 됐다. [사진=헤럴드경제DB]

▶전관예우, 20년 전에도 있었다…몰래 변론ㆍ거액수임 ‘천태만상’=3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법조계 전관예우 대책에 관한 주요 쟁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1997년 의정부 법조비리사건(이순호 변호사 사건)부터 1999년 대전 법조비리사건(이종기 변호사 사건), 2005ㆍ2006년 윤상림ㆍ김흥수 사건, 2016년 정운호 게이트(최유정ㆍ홍만표 변호사 사건)까지 전관예우 범죄가 끊이지 않고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법조계의 전관예우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장 많이 나타나는 사례는 ▷전직 기관의 사건수임이다. 대법관ㆍ검사장 등 고위직 법조 공무원부터 법조경력이 적은 판ㆍ검사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과거 근무했던 기관의 사건을 수임하는 것이다. 지난 2007년 노회찬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이 펴낸 활동보고서에 따르면, 서울ㆍ지방을 불문하고 현지 법원ㆍ검찰 재직경력을 가진 판사ㆍ검사 출신 변호사가 현지개업을 통해 처분, 판결 등에서 특혜를 받고 있으며, 고액 수임료로 사건을 과다하게 수임하고 있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선임서 미제출 변론도 문제다. 민사ㆍ형사사건 등을 수임한 변호사는 선임서를 제출한 후 정식으로 변호활동을 해야 한다. 그러나 전관 변호사는 종종 사건 수임사실ㆍ수임료 등을 숨기기 위해 선임서를 미제출하고 활동한다. 이는 특히 법조 공직자에게 전화변론, 사적 접촉ㆍ면담을 하는 식으로 변질되므로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이 외에 ▷거액 수임료 편취 및 로비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잘 아는) 판사, 검사에게 이야기해 문제를 즉시 해결하겠다”며 거액의 수임료를 받는 행위다. 입법조사처은 “실제로 법조 공직자에게 거액의 자금이 건네지는 사례도 있었다”며 “이는 그 자체로도 불법이지만 전관예우를 넘어서서 현직 법원ㆍ검찰 공무원의 비리를 초래할 소지가 있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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