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예우 고리끊기②] 관련법규 있지만 사실상 ‘유명무실’, 재취업 검사 30%가 전관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 로비에 홍만표 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과 최유정 전 전주지방법원 부장판사 등 이른바 ‘전관(前官) 변호사’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큰 파문이 일었지만, 우리 정치권과 법조계는 여전히 후속 대책 마련에 미온적이다. 속절없이 시간이 흘러가는 가운데 진경준 검사장, 김형준 부장검사 등 현직 검사가 줄줄이 구속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문제는 이 같은 법조계 전관예우 범죄가 타락이 사법체계의 국민적 신뢰도를 저하시킬 뿐 아니라, 현직과 연계된 대형 비리사건을 촉발하는 주된 요인이라는 점이다. 과연 전관예우를 근절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사진=헤럴드경제DB]

▶관련법규 있지만 사실상 ‘유명무실’, 재취업 검사 30%가 전관=3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법조계 전관예우 대책에 관한 주요 쟁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는 ▷공직자 윤리법 ▷변호사법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법(김영란법) ▷변호사 윤리장전 등의 ‘전관예우 방지규정’이 있다. 우선 공직자 윤리법은 변호사 자격이 있어도 ①2급 이상의 일반직ㆍ별정직 공무원에 해당하거나 ②가정법원장, 지방법원ㆍ가정법원ㆍ행정법원의 각 수석부장판사, 지원장 직위의 판사 ③고등검찰청 부장검사, 지방검찰청 차장검사, 지청장 직위의 검사는 취업승인을 받도록 강제하고 있다. 변호사법은 공직 퇴임 변호사의 사건 수임을 1년 동안 제한하고 변호인선임서 미제출변호를 금지하고 있으며, 변호사 윤리장전은 위반할 경우 ‘회칙위반’으로 법상 징계사유가 된다.

그러나 이들 규정은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혁신처를 통해 받은 ‘2011년~2016년 6월 퇴직 공직자 재취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검사 출신 재취업 신청자 61명 중 19명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거치지 않고 무단으로 기업에 취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공직자 윤리법에 어긋나는 취직이다. 하지만 이들 19명 중 과태료 처분은 11명에게만 내려졌다. ‘공직자 윤리법을 알지 못해 법을 어겼거나 경제적 사정이 매우 어려울 때는 과태료 부과를 면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고위 검사들이 과연 공직자윤리법을 몰랐거나 형편이 어렵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재취업 신청자 61명 중 취업이 아예 제한된 경우는 단 1건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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