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인의 자화상]③복지…절반이 노후대비 못하고, 연금수령자도 절반이 10만~25만원 불과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기대수명은 증가하는데 먹고 살면서 자녀 뒷바라지 하느라 노후준비를 하지 못했고, 이제는 노후를 준비할 능력도 없어졌다. 그나마 연금을 수령하는 고령층의 절반 정도는 턱없이 부족한 월 10만~25만원 정도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 노인들의 자화상이다. 1950년대 한국전쟁과 폐허의 잿더미에서 자라며 맨주먹으로 출발, 1960~70년대 산업화와 1980년대 민주화에 청춘을 불사르고 1990년대 이후 세계화의 격변을 온몸으로 헤쳐왔지만 다시 맨주먹으로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2일 통계청의 ‘2016 고령자통계’를 보면 65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람은 지난해 46.9%인 반면, 준비하지 못한다는 사람은 53.1%에 달했다.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 고령자 비중이 꾸준히 늘었지만 아직도 절반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노후준비를 하지 못하는 고령자 가운데 ‘준비할 능력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10년 전인 2005년 43.2%에서 지난해에는 56.3%로 13.1%포인트 증가했다.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노후를 준비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자들도 실제 안정적인 노후를 즐길만한 사람들의 비율은 아직 낮은 상태로 보인다. 생활비를 스스로 혹은 배우자가 마련한다는 고령자는 58.5%에 달했고, ‘자녀나 친척 지원’이 28.6%, ‘정부ㆍ사회단체’는 12.8%였다.

고령자 중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41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404명 증가했다. 전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중에서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30.6%에서 3.6%포인트 줄어든 27.0%를 차지했다. 총 수급자가 보다 더 가파르게 늘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ㆍ공무원연금ㆍ군인연금ㆍ사학연금 등 공적연금을 받는 고령자는 280만 2000명으로 전체 고령 인구의 42.3%를 차지했다. 이들의 대다수인 88.3%는 국민연금을 받고 있으며, 8.6%가 공무원연금, 1.8%가 군인연금, 1.3%가 사학연금을 받고 있다.

올 5월 현재 연금을 받는 고령층 546만9000명의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51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5월의 49만원에 비해 2만원 증가한 것이지만 생활비를 충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올 6월 평균 수령액은 남자가 69만원, 여자가 32만원이었다.

금액대별 연금수령액 비중을 보면 전체 연금수급자의 절반 가까운 49.5%가 10만~25만원 미만이었다. 10만원 미만 비중 0.9%까지 포함하면 절반 이상이 25만원 이하를 받고 있는 셈이다. 이어 25만~50만원이 24.8%였고, 10만~100만원은 12.2%, 100만~15만원 미만은 3.9%, 150만원 이상은 8.6%였다. 상위 10%를 조금 넘는 12.5%의 고령자가 100만원을 이상을 받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65세 이상 고령자는 노후를 위한 사회적 관심사로 ‘노후소득 지원’(39.8%)을 꼽았고, 이어 ‘요양보호 서비스’(34.2%)가 꼽혔다. 앞으로 늘려야 할 복지 서비스로는 ‘보건의료ㆍ건강관리서비스’(59.7%)와 ‘소득지원 서비스’(40.6%)를 많이 꼽았다.

노후는 젊은 시절부터 준비해야 하지만, 그동안 공적ㆍ사적 연금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사회적 인식도 부족해 늘어나는 고령층이 ‘대책없는’ 고령화 시대를 맞고 있는 셈이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주역이었던 이들이 빈곤층 또는 사회적 소외계층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노인연금을 무작정 확대하는 것은 재정부담 증가로 미래세대에게 큰 부담을 지운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들의 사회참여와 빈곤해소를 위한 일자리 확충 등 다각적 접근이 필요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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